위성전화 사용하는 '탈레반의 입' 아마디 "미군, GPS로 위치 추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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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아프가니스탄군이 탈레반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를 검거하기 위해 위성전화 위치 추적에 나섰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일 보도했다.

아마디를 체포하면 한국인 인질들의 소재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탈레반 주요 지휘관을 검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마디는 검거될 것을 우려해 소재지를 옮겨가며 휴대 위성전화로 미디어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들을 억류하고 있는 납치범들도 위성전화를 사용하고 있어 이들의 위치도 추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탈레반을 추적할 때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파를 탐지한 뒤 발신지를 추적하는 장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 특수부대가 2005년 10월 초 국경지대에서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물라 무하마드 오마르의 측근이자 대변인인 물라 압둘 라피트 하키미를 체포할 때도 미군의 위치 추적장비의 도움을 받았다고 마이니치는 보도했다.

아마디는 한국인 납치 사건 발생 초기엔 인질 석방 협상 시한이 만료되면 바로 위성전화로 언론사에 탈레반의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시한이 지나고 새로운 입장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프간 정부 관계자는 "납치 사건 발생 초기에는 아마디가 탈레반 지도부에 가까이 있어 바로 지도부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반면 지금은 떨어져 있어 의사소통에 그만큼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아마디는 위성전화 사용으로 위치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 차량 등으로 이동하며 탈레반 지도부의 지령과 정보를 입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마디 외에도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인물이 몇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휴대 위성전화를 사용해 언론과 접촉하며 성명을 발표해 왔다. 올 초 아프간 보안군에 체포된 탈레반 대변인 압둘 하크는 아프간 종군기자들에게 위성전화를 걸어 "보도가 잘못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전했다.

그는 자신을 '자칭 탈레반 대변인'이라고 보도했던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진짜 대변인이라고 고쳐주기도 했다.

정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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