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핵」 타결되면 개방 가속/앱셔 전미국무차관 방한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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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 안보공약은 「동북아 안정」에 필수적
데이비드 앱셔 미국제문제연구소(CSIS)소장(67)은 18일 『동북아지역이 안고 있는 불안요인중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북한의 핵위협』이며 『북한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반도내 냉전이 계속돼 최악의 경우 제2의 한국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미국무차관을 지낸바 있는 앱셔소장은 이날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국의 안보전략과 북한의 핵위협」 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북한핵문제가 타결되면 북한의 경제적·외교적 개방의 숨통이 다소 트이고 북한내부의 민주화 움직임을 자극,궁극적으로 남북통일 앞당기고 동북아안보체제 구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앱셔소장은 『미국의회 일각에서는 북한 영변핵시설에 대한 공습주장도 대두되었으나 이는 한미양국의 공동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미흡하다』고 지적한뒤 ▲한미양국은 지속적 유대를 과시하면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핵사찰에 순응토록 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내에 머물도록 하며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앱셔소장은 냉전종식이후 국제사회는 「위험할 정도로 복잡한 시대」로 간주되어 왔다고 전제한뒤 미국을 비롯한 각국들은 신국제질서가 아닌 신국제 「무」질서에 대처하느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은 이러한 복잡한 국제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기본전략을 국내기반 강화,국익인식,힘의 효과적 사용,지역동맹관계유지 등 4가지로 분류했다. 즉,「국내적으로 강한 미국이 국제적으로 강한 미국을 낳게 한다」는 인식아래 외국과의 동맹체제를 통해 군사행동을 미연에 방지하는 억제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그는 미국정책의 궁극적 목적은 「위기방지」라며 『돌발사태 요인이 산재한 동북아지역에서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안보공약은 동북아안정에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미 고위급회담과 관련,『북한에서 김용순 대남담당비서가 참석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중요한 회담이 될 전망』이라며 『북한이 IAEA의 공정성,팀스피리트중단,주한미군핵사찰,대북한선제공격중단 등 4가지조건만을 계속 고집한다면 마지막기회를 무산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앱셔소장은 51년 미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뒤 한국전에 참전한 바 있고 70년대초 국무차관을 거쳐 83년부터 87년까지 나토주재대사를 역임했다.<정선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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