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중국 유학생' 불법취업 320명 적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학력 증명서를 위조해 국내에 들어온 가짜 중국인 유학생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는 31일 위조된 서류를 제출해 받은 유학비자(D-2)로 입국한 중국인 가짜 유학생 320명을 적발해 49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또 서류를 위조해 이들의 입국을 도와주고 거액을 챙긴 혐의(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중국인 브로커 김모(54.여)씨를 구속했다. 가짜 유학생 입학을 허가한 강원도 소재 송호대 부학장 허모(49)씨와 송곡대 교학처장 우모(41)씨 등 교직원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중국 옌볜의 어학원 원장인 김씨는 "한국에 유학생으로 입국하면 합법적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광고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국인 청소년 108명을 모집했다. 김씨는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은 이들에게 고교졸업장과 성적증명서를 위조해 주고 비자 발급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로 1인당 180만원씩 모두 1억9000여만원을 챙겼다.

2~3년제 대학인 송곡대와 송호대는 최근 신입생이 줄어 재정난에 처하자 브로커를 앞세워 중국인 유학생 유치에 나섰다. 가짜 유학생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1년치 등록금을 선불로 받는 조건으로 입학을 허가했다. 송호대는 1인당 473만원씩 모두 9억여원을, 송곡대는 1인당 420만원씩 5억4000여만원을 받아 챙겼다.

송호대 부학장 허씨는 수사에서 "정상적으로 학교 운영을 못 할 정도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 취업 알선을 전제로 이들을 유치했다"고 진술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달아난 가짜 유학생과 200여 명의 불법 입국을 알선한 브로커 2~3명을 쫓고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