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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3사 「다큐물」강화바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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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다큐멘터리 프로가 허구의 드라마나 단순한 감각만을 자극하는 오락프로들을 밀어내고 있다.
TV3사는 문민정부의 개혁에 부응, 10대위주의 오락프로를 「자정」하는 한편 소재제한의 「해금」에 힘입어 사건의 진상들을 여러가지 형태로 TV화면에 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다큐멘터리의 강화경향은 KBS에서 특히 두드러져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KBS-lTV는 내달 2일부터 일요일오후8시 프라임시간에 다큐와 드라마를 결합한 『다큐멘터리 극장』을 신설하고 작가 고원정씨를 기용, SBS-TV의 『그것이 알고싶다』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한편 같은 시간에 방송되는 다른 TV의 드라마들과 시청률 경쟁을 벌인다.
고원정씨는 내레이터및 증언을 따내는 인터뷰어로 나선다.
이 프로는 특히 ▲김지하의『오적』필화사건▲5·16에 반대한 군인들▲정인숙의 비밀수첩▲대도 조세형 사건▲인혁당 사건의 전말등 군사정권아래선 금기시됐던 소재들을 선정해 시청자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다큐와 드라마가 7:3의 비율로 구성되는데 다큐 전문PD 6명과 드라마PD 4명이 참여, 실제 보여주기 어려운 부분은 흥미로운 추리드라마식으로 제작한다.
지난해 교양PD가 제작한 기행다큐멘터리『역사에의 초대』등에서 드라마를 삽입하는 형식을 시도하기는 했으나 드라마 PD가 직접 참여하기는 KBS의 이번 프로가 처음이다.
KBS-1TV는 또 내달부터 한 주일중 최고의 프라임타임인 토요일 오후8시에 흥미로운 미제사건을 추적하는 『사건25시』를 신설, 시청자들의 제보와 함께 사건을 공개 수사하는 형식의 새로운 시도를 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는 다큐전문 PD의 제작에 보도국 사회부 기자들이 대거참여, 프로그램 자체특종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도에서 모든 소재를 극비에 부치고 있다.
SBS-TV는 시청자가 궁금해하고 흥미를 가지는 정보에 퀴즈 형식으로 접근하는 『달리는 TV 그것을 찾아라』(일요일 오전11시)를 신설. 정보전달 과정에서 오락성을 추구하면서 시청자들의 즐거움과 지적 호기심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TV3사의 이같은 다큐멘터리강화는 1차적으로 SBS-TV의 『그것이 알고싶다』와 MBC-TV의 『제3공화국』같은 실화를 소재로 한 프로그램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데에 자극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일단 제작비가 적게 들면서 폭넓은 시청자를 확보할수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힌다.
방송관졔자들은 이같은 다큐물의 경우 허구의 내용을 하나부터 열까지 재창조해야 하는 드라마보다 무대미술에서 배역에 이르기까지 절대적으로 제작비가 적게 든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규멘터리는 미국의 전국네트워 채널들을 비롯. 방송선진국에선 오래전부터 주력프로로 자리잡은 프로다.
이분야의 대표격인 CBS의 『60분』을 비롯, 『48시간』(CBS)『스트리트 스토리』(CBS), 『20/20』(ABC)등이 프라임타익을 장식하고 있고 『프라임 타임 라이브』(ABC)『데이트라인』(NBC)등도 신설될 예정이다.
이들 프로그램들엔 댄 래더, 바버라 월터스, 디이앤 소여등 세계적 명성의 스타급 앵커맨이 직접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 실제상황에 몰래 카메라를 동원하고 역겨울 정도로 자극적인 화면을 클로스업후 시키거나 사건의 희생자들을 감상적인 시각으로 묘사하는등 선정적인 저널리즘으로 타락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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