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3백39점 “치밀한 계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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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기서 3백8점 낙방… 되풀이 안하려 위험 감수
올해 후기대입시에서 순천향대의대에 지원했던 함기선씨(52)의 3녀(19)가 받은 3백39점은 외운대로 베낀 어리석은 「실수」였을까,치밀하게 「계산」된 것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범행발각의 꼬투리가 된 전국 최고의 최고득점은 합격안정선 및 합격자들의 평균득점선을 치밀하게 계산한 점수였다는 것이 입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시험문제의 난이도가 예년보다 너무 쉬워 전기대의 입시커트라인이 전년도보다 20∼40점씩 올라간 입시이변이 범행 들통의 계기가됐다는 것이다.
우선 91학년도에 입시를 치른 함씨의 장녀와 2녀는 모두 3백6∼3백9점의 「적당한」 점수를 얻었다.
재수끝에 91학년도 충남대의대에 합격한 큰딸은 내신 10등급에 학력고사 3백6점을,단국대의대에 합격한 둘째딸은 내신 7등급에 3백9점을 각각 신중한 계산끝에 「선택」했다.
그러나 문제가 예년보다 어렵게 출제돼 전반적으로 합격선이 20점정도 떨어지면서 서울대의대에도 무난히 합격할 수 있는 점수를 얻게돼 바라지도 않던 수석의 영광까지 차지했던 것이다.
당시 서울대의 커트라인은 내신1등급기준 ▲의예과 2백84점 ▲전자공학과·물리학과 2백92점 ▲계산통계학과 2백90점 등에 불과했다.
이번 전기대입시에 충북대의예과를 지원했던 셋째딸도 두언니의 중간점수인 3백8점을 안정 합격선으로 선택했으나 공교롭게도 시험이 너무 쉬워 커트라인이 큰폭으로 올라가는 바람에 낙방하고 말았다.
결국 후기의과대학으로는 충남지역에 하나뿐인 순천향대에 응시하면서 『전기때와 마찬가지로 쉽게 출제될 것』이란 국립교육평가원의 발표와 순천향대 92학년도 합격자 평균점이 1등급에 3백8점이었다는 점 등을 감안,불행하게도(?) 위험을 무릅쓰며 만점에서 1점 모자란 3백39점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이다.<박종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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