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사 아버지, 대위 딸에 "경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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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아버지와 딸이 한 부대에서 근무하고 있어 화제다. 해군 군수사령부 정비관리부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는 주성중(51·右) 원사와 딸 주혜련(27·左) 대위가 그 주인공이다.

주 원사는 1975년 경찰공무원이었던 부친의 권유에 따라 항공 부사관 41기로 해군에 입대, 32년째 군생활을 하고 있다. 현재 해군 헬기의 부품 가운데 외국업체에서 납품받은 것을 정비하는 상업정비담당을 맡고 있다. 딸 주 대위는 2003년 동국대를 졸업하고 해군 사관후보생 98기로 입대, 정보통신장교로 임관했다. 주 대위가 이달 9일 아버지가 근무하고 있는 군수사 정비관리부로 전입해 전자규격을 담당하면서 함께 근무하게 됐다.

주 원사는 군인 가족 일가다. 주 대위의 남편은 공군 중위로 정보통신학교에서, 막내 동생인 주수형(20) 하사는 해병대 2사단에서 각각 근무하고 있다.

1남 2녀 가운데 장녀인 주 대위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보면서 해군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며 “나와 동생들 모두 성실하고 모범적인 군 생활을 해온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주 대위가 해군을 선택한 것도 아버지의 권유에서란다.

주 대위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이제 아버지가 동료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아버지로부터 오랜 군 생활에서 축적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주 원사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딸에게 경례를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며 “해군과 국가를 위해 일하는 딸을 볼 때마다 믿음직하고 대견스럽다”고 좋아했다.

주 원사 부녀는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을 같이 할 수 있게 된 것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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