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보고 싶다 한·일 '결승 빅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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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51년 아시안컵 역사상 첫 '한-일 결승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나란히 8강에서 난적을 상대로 승부차기 승리를 거두고 준결승에 올라 있다. 한국은 골키퍼 이운재의 선방으로 이란을 4-2로 눌렀고, 일본도 베테랑 수문장 가와구치의 투혼에 힘입어 승부차기에서 호주를 제압했다.

한국은 25일 이라크와,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라크는 6월 29일 서귀포에서 한국에 0-3으로 완패한 팀이다. 예선을 거치면서 조직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어 경계를 풀 순 없지만, 한국 선수들은 이라크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일본과 사우디의 경기는 예측 불허다. 사우디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컵 3연속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탈아시아 수준의 조직력과 개인기를 갖추고 있다. 득점 선두(4골) 다카하라의 골감각도 살아 있어 일본의 우위가 점쳐진다.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서 만난다면 아시안컵 최고의 빅 카드가 된다. 그동안 양국은 아시안컵에서 두 번 맞붙어 1승씩을 나눠가졌지만 우승컵을 놓고 다툰 적은 없다. 두 나라는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 메르데카배 등에서 자주 만났으나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주관하는 대회에서 결승전 상대가 된 적은 한 번도 없다. 1992년과 95년 다이너스티컵 결승에서는 두 번 다 한국이 승부차기로 졌다. 역대 A매치 전적은 한국이 38승18무12패로 앞서 있다.

한국팀에 당장 급한 것은 선수들의 체력을 회복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한국은 빗속에서 이란과 120분의 혈투를 벌여 체력이 고갈됐다. 힘 좋은 이란 선수들과 맞부딪치면서 부상자도 속출했다. 더구나 이라크는 한국보다 8강전을 하루 먼저 치러 충분히 쉬었다. 터지지 않는 전방 공격수의 화력도 점검이 필요하다. 원 스트라이커 이동국(미들즈브러)과 조재진(시미즈)이 침묵하고 있고, 이천수(울산)도 골을 신고하지 못했다.

한국 선수단은 23일 오후 가벼운 회복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쿠알라룸푸르=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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