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의 후반작업이 늦어지면서 두 영화의 개봉 시기는 한 달 이상 벌어졌다. ‘실미도’가 200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극기…’가 이듬해 2월 초 설날 대목에 각각 개봉했다. 두 영화는 차례로 관객 1000만 명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들의 ‘쌍끌이 효과’에 힘입어 2004년 한국 영화 점유율은 당시 역대 최고인 59%를 기록했다.
‘화려한 휴가’와 ‘디 워’의 엇비슷한 개봉은 올 들어 한껏 위축된 한국 영화의 위상을 짐작하게 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세가 다소 잦아들고, 여름방학이 한창인 시기를 저마다 한껏 활용하려는 판단으로 보인다.
‘스파이더맨3’로 시작된 올 할리우드의 공세는 ‘슈렉3’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전작을 능가하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특히 ‘트랜스포머’는 관객 600만 명을 넘어섰다. 외화로는 역대 최고 성적이다. 물론 최고 기록인 ‘괴물’(1300만 명)에는 못 미친다. 대작의 폭발력에선 아직 한국 영화가 앞선 상황이다. ‘화려한 휴가’와 ‘디 워’가 예전의 ‘쌍끌이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지….
이후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