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종상영화제」운영의 묘 아쉽다|장세진<전북남원시향교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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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직배 미국영화에다 홍콩영화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제31회 대종상 영화제시상식이 지난10일 국립극장에서 열렸다. 나는 직접 가볼 수 없는 아쉬움을 간직한채 시상식장면을 TV로 지켜보았다.
시상식은 3시간 가까이 진행되었지만 전혀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우리영화에 애정을 갖고있는 관객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영화가 관객들에게 냉대받는 현실과는 별도로 많은 시청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했을 것이다.
영화인협회와 삼성그룹 공동주최로는 두번째인 제31회 대종상영화제는 심사방식을 크게 바꾸고, 관객들이 보낸 엽서에 의해 남녀 인기상을 선정하는등 지난해와는 다른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상금도 최고액수인 대종상영화제의 그런 시도들은 말할나위없이 심사에 따른 잡음을 없애고 대중적 관심을 높여 영화인만이 아닌 전국민의 잔치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라 할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침체된 우리영화의 발전적 측면에서 매우 고무적인 것이기도하다. 그러나 대종상영화제는 아직도 개선할 점이 많아보여 몇가지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시상식후 1개월안에 백서로 발표한다지만 운영과 심사기준에 관한 소개가 간단하게라도 현장에서 있어야 한다.
둘째, 미개봉작은 심사대상에서 제외했으면 한다. 가령 작품상과 감독상을 받은 『서편제』는 시상식 당일 개봉되었고, 남우주연상의 『살어리랏다』는 미개봉작인데도 주요상을 휩쓸어버렸으니 일반 관객들로선 공감은커녕 강건너 불구경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셋째, 기수상자에겐 기회를 주지 않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야한다. 상의 권위제고 뿐아니라 열악한 환경이지만 열심히 일하는 의욕적 영화인들을 더 많이 격려·고무시킴은 결국 우리영화발전의 견인차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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