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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일자리 크게 줄어/도시인력 농촌 “U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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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공사장 노임 40%까지 하락/농사철 일손부족 해소 한몫
도시지역으로 몰렸던 일손이 농촌지역으로 되돌아가는 「인력U턴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공단마다 일거리가 줄어 감원바람이 불고있는데다 건설공사마저 크게 줄어 한때 임금상승을 주도했던 대도시 건설현장 노임도 최근 심한 경우 40%까지 하락했다.
반면 농촌지역은 그동안 일손부족으로 품삯이 크게 올라있어 「인력U턴 현상」은 가속될 전망이다.
서울 수색동 수색역 앞 인력시장의 경우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20여명이 농촌 일자리를 찾아 떠났으나 요즘은 1백여명이 몰려 경기도지역 농촌으로 일자리를 찾아나서고 있다.
농촌 잡일을 희망한다는 김광노씨(38·서울 자양동)는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잡역부로 하루 6만∼7만원씩 받았는데 요즘은 4만∼5만원선으로 일당이 줄어든데다 그나마 일자리를 찾을 수 없어 하루 3만원에 식사까지 제공하는 농촌 일자리를 찾게됐다』고 말했다.
서울 구로공단의 경우 경기침체로 공장마다 신규채용이 거의 없는데다 감원바람마저 불어 올들어서만 전체 9만8천여명의 근로자중 3천여명 이상이 줄어들었다.
대구지역의 경우 91년까지만 해도 건설공사 잡역부 최저노임이 6만원을 웃돌았으나 올들어서는 2만5천∼3만5천원선까지 떨어졌으며 그나마 일자리 찾기도 힘들어졌다.
이 때문에 대구시 북구 만평로터리 인력시장은 농촌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으며 남자 2만5천원,여자 2만원씩 품삯을 주는 원예농업이 활발한 성주·칠곡·달성군에는 돌아온 도시근로자들로 일손부족이 완전 해결돼 일손을 골라쓰고 있는 실정이다.
구미공단의 경우 지난해 전체 근로자 6만5천여명 가운데 3천5백여명이 줄어들었으며 올들어서만 2월말까지 1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산에서 직장을 다니다 실직,고향으로 돌아가 고추·오이농사를 짓고있다는 강용기씨(28·경남 창녕군 남지읍 학계리)는 『최근들어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농촌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주변에 5∼6명이 넘는다』며 『예년에도 봄 농사철에 일부 일손의 농촌 역류현상이 있었으나 올들어 농촌으로 되돌아오는 현상이 급증,농촌 일손부족 현상이 크게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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