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열전' 첫 작품에 '한씨연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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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극단 연우무대가 한국전쟁을 소재로 올린 연극 '한씨연대기'(황석영 원작, 김석만 연출)는 여러모로 눈길을 끌었다. 당시 번역극의 홍수 속에서 창작극으로 승부한 점, 연극에 역할 바꾸기라는 새로운 연출법을 선보인 점 등이 그렇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조금씩 사람들의 뇌리를 떠나듯 '한씨 연대기'는 소재와 주제의 묵중함으로 인해 관객과 멀어져 갔다.

이 작품이 13년 만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대학로에서 지난 30여년간 주목받은 15편의 연극을 1년간 소개하는 '연극 열전'팀은 제1탄 작품으로 '한씨연대기'(8일~2월 29일.동숭아트센터 소극장)를 택했다.

제목에서 짐작가듯 이 연극은 전쟁이라는 멍에 속에 주인공 한씨가 겪는 파란만장한 인생기다. 김일성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한영덕은 한국전쟁이 터지자 우여곡절 끝에 단신으로 월남한다. 무면허 의사로 살아가던 한씨는 지인의 모함으로 감옥살이를 한다. 암울했던 과거를 떨치고 싶어했던 그는 결국 장의사로 염을 하다가 생을 마친다.

한씨 역은 영화 '공공의 적''광복절 특사''실미도' 등에서 개성강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강신일이 연기한다. 이대연.박남희.김중기 등 출연. 한편 9일에는 공연이 끝난 후 작가 황석영씨와 과거 한씨 역을 연기했던 문성근씨 등이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 02-762-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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