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근 제기된 ‘우리나라 경제의 샌드위치론’ 등과 관련해 “2년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IT산업의 속성”이라며 “이런 것이 기회도 되지만 사업을 하는 기업에겐 위험도 될 수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 의장은 “삼성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시각에서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하는데 중소 벤처기업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 벤처기업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이유 세 가지를 꼽았다. 먼저 ^벤처기업을 하려는 사람들의 지식과 자질이 부족하고^벤처기업을 지원할 수 있는 체제가 잘 갖춰지지 않았으며^대기업이나 공공기관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안 의장은 또 벤처 기업의 원동력인 기업가 정신 자체가 많이 위축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도전하면서 겪어야 하는 위험보다 얻을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하면 창업을 하지 않게 된다”며 “벤처 기업의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 밸리의 예를 들었다. 실리콘 밸리에는 창업자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인재들이 많아 실패확률을 줄인다는 것이다.
안 의장은 또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의 경험이 사회의 자산으로 쌓여야 한다고 말했다. 창업에 성공한 사람들이 대기업 임원이 되거나 대학강단에 설 수 있으면 그들의 경험이 사회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대기업에 대한 쓴소리도 했다. 대기업은 중소기업의 납품가격을 낮추려고 하지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생의 전략을 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장은 “중소기업이 잘 돼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여기에 취업한 사람이 구매력 있는 소비자가 되면 결국 대기업에도 이익”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과정을 마치는 안 의장은 “국내에 돌아오면 벤처업계에서 ‘최고학습책임자(CLO, Chief Learning Officer)’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창업을 하려는 사람에게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나눠주고 대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심어 주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김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