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Family건강] 위암 조기 발견 늘어 생존율 66%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3면

정기적으로 위내시경을 받는 사람에게 위암은 더 이상 불치의 병이 아니다. 사진은 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을 받는 모습.

‘1만5000여 명’. 우리나라에서 매년 위암으로 생명을 잃는 사람들 수치다. 생활습관의 변화로 폐암·대장암·유방암 등이 급증하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인에게 위암은 여전히 가혹하다. 최근 서울대병원에서 국내에선 최초로 위암수술 2만 건을 돌파하면서 희망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위암 치료율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는 것. 건강검진이 보편화하면서 암을 초기에 발견한 덕이다. 한국인의 위암, 완치의 길은 무엇일까.

 ◆환자의 고령화와 조기 발견 증가=서울대병원 외과 양한광 교수팀은 지난 20년간(1986∼2006년)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추적이 가능했던 1만2217명을 대상으로 특징과 생존율 변화를 조사했다. 특징은 환자가 고령화되고 있는 것. 1986∼92년엔 50대가 34.4%, 93∼99년엔 31.6% 차지하던 것이 2000∼2006년엔 60대가 31.7%로 50대를 능가했다. 또 70대 환자도 시기별로 6.6%→9.3%→13.0%로 증가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조기 위암 환자가 증가했다는 사실. 1986∼92년만 해도 21.6%에 불과했던 조기 위암 환자 비율이 93∼99년엔 30.8%, 2000∼2006년엔 43.5%로 늘어났다. 덕분에 5년 생존율이 63.0%에서 65.2%, 66.3%로 각각 늘어났다. 건강검진 인구가 증가한 것이 그 이유다.

 ◆조기 진단이 관건=‘위암은 숙명이 아닌 인재’. 위암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위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면 완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위암은 암세포의 크기, 주변 림프절이나 장기로의 전이 여부 등에 따라 1~4기로 나눈다. 1기에서 수술하면 완치율이 95% 이상이지만 2기만 돼도 치료효과는 70%로 떨어진다. 3기에선 30~40%, 4기는 10% 정도로 급감한다.

 위암은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진 아무런 증상이 없다. 즉 속쓰림·소화불량 등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아 위암 진단을 받았다면 이미 3기나 4기 위암일 가능성이 높다. 정기 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한 위암도 조기 위암과 진행성 위암이 각각 절반일 정도다.

 따라서 40세부터는 최소 2년에 한 번씩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와는 달리 전체 위암 환자의 5~10% 정도인 가족성 위암(가족 중 2대에 걸쳐 50세 이전에 암 발생 2명 이상, 혹은 발병 연령과 무관하게 3명 이상 환자 발생)이 의심될 땐 젊을 때부터 매년 위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기와 위치에 따라 치료법 달라=몇 기, 암의 위치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예컨대 위 점막에 국한된 조기 위암 환자 중엔 내시경을 통한 점막 절제술이나 복강경 수술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시술 시간이 30분 정도인 내시경 수술은 수술 다음날부터 미음 등 가벼운 음식을 먹을 수 있으며, 복강경 수술도 개복수술에 비해 배에 흉터가 거의 없는 데다 수술 회복 기간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환자 대부분은 암덩어리가 포함된 위장과 주변 림프절 등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게 된다. 이때 제거하고 남은 위장이 많을수록 수술 후유증도 적다.

 암의 위치도 중요하다. 예컨대 암덩어리가 크지 않더라도 위장 입구(상부)에 있다면 위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 이처럼 위 절제술을 받은 경우, 반년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등, 음식 섭취 요령을 익혀야 한다. 최근엔 수술 후, 재발 억제를 위해 단기간 항암치료를 받기도 한다.  

◆신선한 음식 섭취로 예방에 힘써야=조기발견·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더라도 암에 안 걸리는 게 최선이다. 위암은 좋은 식생활 습관으로 대부분 예방이 가능하다.

<표 참조>
 우선 맵고 짠 자극성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은 기본. 이웃나라 일본이나 남미의 칠레, 북구의 핀란드, 아일랜드 사람에서도 위암이 많다. 대체로 짜고 매운 음식, 소금에 절인 채소나 생선, 불에 직접 태워 익힌 고기, 훈제 생선, 질산염 성분이 많은 식수를 즐긴다는 것이 공통분모다.

자료·도움말=서울대병원 양한광 교수
황세희 의학전문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