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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 경차 2009년에나 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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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정부가 내년부터 액화석유가스(LPG) 경차 운행을 허용할 방침이지만 실제 LPG 경차는 2009년에나 시중에 나올 수 있게 될 것 같다. 완성차 업계는 정부 정책의 전환에 대비해 LPG 경차 개발에 이미 들어갔다. 그러나 새 차체의 설계와 안전성 실험 등을 모두 마치려면 2년 정도의 말미가 필요한 상황이다. <본지 14일자 8면>

 ◆LPG 경차 2년 후나 가능=현대·기아자동차와 GM대우 등 경차를 만들어 온 업체들은 LPG 경차 도입을 환영한다. 다만 현재 개발 속도라면 내년에 LPG 경차를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경차는 0.8L 급 차량이지만 내년부터 1L급으로 확대된다.

 현재 기준으로 국내 유일하게 경차를 생산하는 GM대우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마티즈 모델은 너무 작아 LPG 연료통을 실을 수 없다”며 “마티즈보다 큰 1L 급 새 차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연료통을 실을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안전기준에 맞춘 설계를 새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관련 법규를 개정해야 그 기준에 맞는 모델 개발이 가능해 법규 정비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LPG 하이브리드카는 2009년 양산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쏘나타와 아반떼에 LPG 기반 하이브리드 엔진을 얹을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산 가솔린 하이브리드카에 맞서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게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LPG 경차, 정말 싸고 안전한가=정부가 LPG경차를 도입하려는 것은 고유가 때문이다. 생계형 운전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경차 보급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다. LPG 값은 가솔린보다 절반 정도 싸다. 그러나 열효율이 떨어져 전체적인 운행경비는 가솔린보다 30% 정도 싸게 먹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LPG 경차를 도입하면 경차 보급률이 8% 대에서 2012년에 15% 이상으로 올라가 국가적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 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의 전재완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LPG 경차 판매로 2015년의 전체 차량 에너지 소비량을 3.1% 정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대 화학공정 신기술연구소는 “경차의 증가는 대기오염을 심화시켜 2015년께 연 600억원의 손실을 낼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한석유협회도 추돌 사고 때 폭발 사고의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국내 완성차 업체와 자동차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김필수 대림자동차대학 교수는 “1990년 대 말에 나온 현대 아토스, 기아 비스토 장애인용 차량이나 택시가 LPG 경차였지만 대형 사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 개발될 LPG 경차는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LPG 경차=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경차. 경차는 자동차 등록·취득세 등이 면제된다. 공영 주차장·고속도로 이용료 등도 50% 할인된다. 정부는 LPG 경차에 대해 세제 혜택을 더 줄 방침이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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