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ㆍ「석주」미술상 수상기념전 잇따라 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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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각기 다른 미술상을 수상한 두 서양화가의 기념전이 이달말 나란히 열리게 돼 관심을 모은다. 제8회 선미술상 수상기념으로 25일부터 4월3일까지 서울인사동 선화랑에서 열리는 이석주전과 제4회 석주미술상 수상기념으로 27일부터 4월10일까지 서울이태원동 갤러리룩스에서 열리는 석난희초대전이 바로 그것.
『황미술』지가 한국화·서양화·조각부문 순으로 84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는 선미술상의 인년 수상작가인 이석왕씨 (41)는 당초지난해 11월 수상 기념전을 열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작품이 잘 풀리지 않아」 올 3월로 연기되는 바람에 두 수상 작가전이 함께 열리게 된 것.
두 작가 모두 서양화이지만 작품 경향은 극사실계열의 구상화 (이씨) 추상표현주의 계열 (석씨)로 크게 차이를 보이고 있어 감상자들에겐 이를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내면 풍경의 기억」으로 요약되는 이씨의 작품은 흰 천 속에 감싸인 빈의자가 전면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가운데 하나 둘 흩날리는 가랑잎이나 이젠 멈춰버린 시계들 ( 작품『일상-풍경』) 이 고독 속에 반추되는 지난 날을 화면가득 떠올리고 있다. 『수상 작품전이니만큼 더욱 신경이 쓰인다』 는 이씨는 1천호 크기의 대작 2점을 포함, 모두 25점을 선보일 예정.
이씨로선 이번이 5회째 발표하는 개인전이기도 한데 91년에 비해 사람과 사람간의 보이지 않는 감성, 특히 조직사회에서 소외돼가는 이들의 감정을 주제로 떠올리는 변모를 보이고 있다.
원로 여성 조각가 윤영자씨가 목원대를 정년퇴임한 뒤 89년부터 중견 여류미술가들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는 석주미술상의92년 수상작가인 석난희씨(54)는 1백호 크기의 작품 7∼8점을 비롯, 모두25점을 선보인다.,
추상표현주의 양식의 그의 작품은 유연하고도 날카로운 붓의 흔적에 의해 화면을 생성의 숨결로 가득 차게 한다는 평을 얻고있는데 청색을 기초로 한 최근작은 화면이 더욱 해맑아지고 자유로워진 것이 특징이다. 71년부터 해마다 열어온 개인전 발표를 20여년이 넘는 동안 단두번 걸렀을 정도로 열심히 하는 작가로 정평이 나있는 그는 87년 교단을 떠나 전업작가로서의 길을 선택, 작년부터 아예 안성에 칩거하며 작품에 매달려 오고 있다.
개막일인 27일 오후3시에는 시상식도 함께 열리게 된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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