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방송 「거룩한 만남」 진행자 정목스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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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외롭고 고달픈 이웃과 따스한 체온을 나눠왔던 불교방송 「거룩한 만남」(매주 금요일 오전9시5분∼10시)이 오는 4월16일로 1백회째를 맞이하면서 생활보호대상자 살집 마련을 위한 모금운동이 대대적으로 준비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91년 4월5일 첫 전파를 타기 시작, 만3년간 진행돼 온 「거룩한 만남」은 매주 한 가정씩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소개하고 정성의 작은 손길을 하나로 모아온 프로그램. 특히 이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5억원의 성금이 모아졌으며 95가구가족들이 가구당 5백만∼1천만원정도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최근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첫 방송이 나간 이후 제작진이 놀랄 정도로 청취자들의 격려전화가 수없이 쏟아졌죠. 그러나 우리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3년동안 꾸준치 답지한 성금이 보여준 우리 이웃사랑의실체였습니다』
맑고 차분하며 호소력강한 음성으로 「거룩한 만남」을 진행해오고 있는 비구니 DJ 정목스님 (33). 금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같은 시간엔 「한잔의 선율」 진행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방송 일에 대한 「재미」보다는 어디선가 방송에 귀기울이고 있을 보이지 않는 성원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거룩한 만남」에 소개된 우리 이웃들의 공통점이라면 보증금 30만∼50만원, 월5만원 이하의 월세방에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 방이 좁아 4∼5명의가족이 한방에서 다리만을 간신치 뻗은채 모두앉아 잠을 잔다는등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소개해 많은 이들의 눈물을 자아내는 것도 이 프로그램의 특징. 그래서 「눈물의 스튜디오」란 별명 뒤엔 아픈 이웃들의 술한 사연들이 얼룩져있다.
그동안 「거룩한 만남」에 소개된 95가구중 50가구가 영구임대아파트로, 또 40가구가 전세방으로 옮겼다. 『이젠 1백회를 기념하는 성금으로 집없는 이웃들이 자활할 때까지 머무를 수 있는 집을 마련하고 싶다』는 게 정목스님의 바람.
16일부터 불교방송의 가청권에 든 지역 주요사찰 22군데에 모금함이 보내지고 1백회째를 맞는 16일엔 오전9시부터 정오까지 조계사에서 생방송으로 모금상황을 공개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랙을 통해 자비의 손길을 나눈 이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쁨의 자리도 마련될 예정. 중학교를 졸업, 16세때 출가한 정목스님은 동국대 선학과· 중앙대 대학원 사회복지학과를 나왔으며 현재 방송일 이외에도 「자비의 전화」 상담요원으로 있는등 활발하게 사회활동에참여하고 있다.(705)5233. <이은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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