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기재단 수석연구원 일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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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핵확금」탈퇴 철회 북의 2가지 조건/미 팀훈련 폐지/IAEA “편파” 배제/“북 태도 바꿀시간 남아있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탈퇴를 계기로 북한의 핵문제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카네기국제평화재단 레너드 스펙터수석연구원은 18일자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 기고를 통해 『두가지 조건만 충족시킨다면 북한의 NPT탈퇴를 번복시킬 수 있으며,이를 위한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그 요지.
○타국 탈퇴 불러
북한은 NPT탈퇴로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특별사찰을 중지시키면서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겠다던 약속을 「없었던 일」로 하고 있다.
북한의 핵개발은 한국이나 일본의 비핵정책에 대한 재고,그리고 이란·리비아 등의 NPT탈퇴를 불러 일으킬 가능성이 있으며,우크라이나를 NPT에 가입시켜 구소련의 핵무기를 폐기시키려던 계획도 무산시킬 위험이 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IAEA 이사회가 미신고된 2개의 핵시설에 대한 전례없는 특별사찰을 요구해오자 갑자기 조약탈퇴를 결정했다.
한미합동 팀스피리트 군사훈련도 북한에 대한 긴장을 고조시켰다.
지난 1월26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팀스피리트훈련 재개에 동의했으며,북한은 이를 강도높게 비난하면서 「준전시상태」를 선언했다.
그렇지만 북한의 NPT탈퇴의사를 번복시킬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NPT에 규정된 정식탈퇴 절차를 밟았다.
이는 북한의 탈퇴결정이 90일간,즉 오는 6월12일까지 발효되지 않음을 의미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북한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두가지 문제점만 해결된다면 NPT탈퇴를 철회할 수 있다는 의사를 비친 점이다.
○핵과 「팀」 동일시
서한은 ▲미국의 핵위협 ▲IAEA의 북한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배제될때까지 NPT를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핵위협이 바로 팀스피리트훈련과 동의어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이는 다시말해 18일 팀스피리트훈련이 끝나면 미국의 핵위협이 일단 제거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북한이 NPT탈퇴결정을 철회할 수 있는 첫째 조건을 충족시키는 셈이다.
워싱턴과 서울은 이미 모든 미국의 핵무기가 한국에서 철거됐다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다시한번 북한에 핵위협을 가하지 않겠다는 점을 강조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로 해결을
그러나 북한이 제시한 두번째 조건을 채우기는 어렵다.
평양이 IAEA의 특별사찰을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창조적인 외교노력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IAEA가 한국내 미군기지에 대해서도 북한과 동등한 특별사찰을 실시함으로써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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