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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Q&A - 저혈당·말초신경장애 초래…금주 하는 게 최선

중앙일보

입력

Q 무더운 여름밤 시원한 맥주 한잔이 간절하다. 맥주보다는 소주가 덜 해롭다는 얘기도 있는데, 당뇨병 환자의 음주 관리에 대해 알려달라.

A 술은 적당히 마시면 마음을 즐겁게 하고 인간관계의 윤활유 노릇을 한다. 또 강한 욕구불만이나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억압(?)으로부터의 해방구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당뇨환자에게 술은 ‘치명타’다.
술은 열량은 있지만 영양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술만 마시면 영양소의 섭취가 부족해진다. 또 알코올 자체의 독성이 간과 뇌를 심하게 손상시키고 당뇨뿐만 아니라 관상동맥 질환을 초래하게 된다.
더욱이 당뇨병 환자가 식사를 하지 않고 안주도 없이 소주나 양주를 과음하면 탄수화물의 섭취부족으로 심한 저혈당이 올 수 있다. 술을 지속적으로 많이 마시면 간이 손상되고, 손상된 간은 포도당을 만들어 내지 못해 혈당 조절이 더욱 어려워진다.
술의 주성분인 알코올은 1g 당 7㎈의 열량을 낸다. 한 두 잔의 음주만으로도 100∼200㎈를 섭취할 수 있으므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당뇨환자의 경우 주의가 필요하다.
혈당 조절이 잘 되는 당뇨환자라면 소량의 음주로는 그다지 혈당이 상승하지 않지만 술에 함유된 첨가물(일반적으로 소주에는 올리고당이 함유돼 있다)에 의해 혈당이 상승할 수도 있다. 간은 혈당이 저하될 경우 간세포에서 저장된 당원을 분해하거나 포도당이 아닌 다른 물질을 이용해 새로운 포도당을 만들어 혈액 속으로 방출함으로써 혈당이 저하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알코올은 간이 당을 생성하는 것을 막기 때문에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알코올은 또 중추신경을 억제해 저혈당 증상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말초신경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당뇨병성 신경합병증이나 순환기능 장애가 있는 당뇨환자에게는 더욱 나쁜 영향을 끼친다.
 당뇨환자는 무조건 금주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흔히 들리는 ‘맥주는 해가 되지만, 소주는 괜찮다’는 말은 틀린 말이다. 소주는 맥주에 비해 4배의 열량을 내기 때문에 더 해가 된다.
당뇨의 식이요법에 대해선 오해가 많다.
당뇨는 완치까지의 길이 멀고도 험한 질병이기에 조금이라도 효험이 있다고 입소문이 돌면 무조건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검증되지도 않은 민간요법이나 가설이 판을 치게 된다. 별효과도 없는 약을 구입하거나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을 이로운 것이라 믿고 행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당뇨 환자들에게도 한 두 잔 정도의 술은 괜찮다. 하지만 술을 마셔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한 두 잔으로 술자리가 끝나기란 절대 불가능하다는 것을 말이다.  
02-523-1690
김양진
신명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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