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 폐경기(?), 또 다른 갱년기 증상에 주의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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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갱년기, 호르몬 균형 무너지면서 찾아오는 노화의 한 과정
- 손발저림, 가슴답답, 열오름, 수족냉증 등 갱년기 증세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나
- 갱년기 증상은 특정 질병에 대한 신호, 건강 검진 꼼꼼히 챙겨야

고3 수험생 아들을 둔 이 모씨(48)는 몸 여기저기가 저리는 증세 때문에 고생하고 있다. 몇 달 전 설거지를 하다가 손이 저릿저릿 할 때만 해도, 좀 피곤해서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점점 발저림 증상에다가 어깨결림까지 나타나더니 급기야는 서 있기조차 힘들게 되었다.

출판사에서 편집 디자인을 하고 있는 황 모씨(46)는 안면 홍조 때문에 때 아닌 부끄럼쟁이로 오해를 받고 있다. 하루에도 몇 차례 느닷없이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벌겋게 달아오르기 대문이다. 그건 그렇다 치고 갑자기 온몸에 열이 나기도 하고, 업무에 집중하느라 한 자리에 오랫동안 앉아 있기라도 하면 앉은 자리 모양대로 땀이 배어 흥건해질 정도다.

중년들에게 손발저림, 열오름 증세와 같이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불면에 시달리는 등의 낯선 증상이 찾아온다면, 갱년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갱년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폐경기의 여성을 생각한다. 생리가 멎는 시점과 동시에 갱년기가 찾아왔다고 여기는 것이다. 하지만 갱년기는 성 호르몬 분비량의 변화에서 오는 노화의 한 단계로 남녀 모두에게 찾아오는 노화 과정이다. 또한 폐경기라는 명확한 증상이 아니라도 다양한 증상들로 갱년기는 찾아온다.

갱년기는 호르몬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시작된다. 여성 호르몬 분비량이 떨어지면서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이것이 뇌의 시상하부나 자율 신경계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신에 여러 가지 증상을 유발하는 것이다. 안면 홍조, 두통, 요통, 현기증, 가슴 울렁거림, 식욕부진, 불면증, 성욕 감퇴 등이 갱년기에 나타나는 징후들이다.

또 우울, 불안감, 초조, 신경질, 건망증, 사고력 감퇴, 고독감 등의 증세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며, 일상 생활에서 겪는 스트레스와 신체적 증상에 대한 불안감이 교차하면서 정신적으로도 힘들게 한다.

여성의 경우 40~50대를 전후로 여성 호르몬의 분비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폐경과 함께 갱년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환경 오염, 스트레스, 생활 습관 등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그 시기가 더욱 빨라져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에 갱년기를 맞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갱년기 장애에 대한 대처법에 있다. 손발저림, 두통, 열오름 등의 증세가 나타날 경우, 갱년기 때문이라고 인식하기보다는 가벼운 피로 증상이라고 치부하거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기력이 떨어진다고만 생각하는 데 문제가 있다.

갱년기 질환 치료 전문 인다라한의원(www.indara.or.kr)의 김영삼 원장은 “갱년기 장애가 나타날 만한 연령대에 몸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고 느끼면, 갱년기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며 “일반적인 경우를 두고 성급하게 갱년기라고 자가 진단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점 기능이 떨어진다며 방치하는 것은 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에 따르면, 갱년기 질환은 특정 질병의 증상과 겹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손발 저림 증상을 그저 갱년기의 일시적 증상이라 여기고 있다가 혈관 계통에 문제가 생겨 낭패를 본 사람들도 적지 않다. 당뇨병, 골다공증 등의 증상도 마찬가지다. 또한 호르몬 분비량 감소로 인한 몸 전체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섣불리 자가 진단을 하고 혼자서 해결해 보려다가 오히려 병을 키울 수도 있고, 가볍게 지나갈 수 있는 증상도 큰 병으로 키울 수 있다. 따라서 갱년기 증상의 기미가 보인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가 자신의 건강 검진을 꼼꼼히 해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도움말: 인다라한의원 김영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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