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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짓하는 인왕|아기자기 등반 재미 감칠맛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문민정부의 첫 선물로 인왕산(338m)이 25년만에 개방되자 휴일이나 주말이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그러나 막상 집을 나선 시민들은 어떻게, 어디로 가야할지 막연해진다.
한마디로 산은 보이지만 길은 안 보이는 격이다. 인왕산이 오랫동안 묶여 있다가 개방 돼 등산로 입구가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지만 복잡한 도심지한가운데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어 등산로 입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대개 계곡을 따라 주 등산로가 있게 마련인데 이 인왕산은 전체가 화강암인데다가 암반이 드러나 있어 이렇다할 계곡이 발달되지 못한 것도 한 이유다.
인왕산에는 제법 알려진 등산로만 해도 11개 코스가 있지만 그밖에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오르는 길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길게 누운 산세를 볼 때 주능선을 따라 남북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가장 무난한 산행코스다.
이 산행길은 북쪽인 청운동아파트에서 시작해 남쪽 사직공원으로 내려오거나 그 역으로 가는 코스로 산행시간만 1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
인왕산을 갈 때 승용차를 이용하는 건 금물이다. 대체로 주택가에서 등산로가 시작되기 때문에 주차공간이 거의 없으며, 있다 해도 비싼 개인유료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인왕산에는 얕은 산세에 비해 의외로 곳곳에 약수터가 많이 산재해 있어 물 걱정은 안해도 좋다. 이들 약수터 물은 서울시에서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하고 있어 안심하고 마셔도 된다.
또 인왕산은 볼만한 바위들도 많다. 기차바위· 치마바위·매바위· 범바위· 이슬바위· 모자바위· 선바위 등이 능선을 따라 수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특히 치마바위는 정상에서 동쪽으로 흘러내린 암벽으로 산악인들의 암벽등반 수련코스로 선망을 받던 곳이다.
그러나 바위산이다 보니 위험한 곳이 곳곳에 널려 있다. 아직 경고판이나 난간용 쇠사슬, 낭떠러지 보호철책 등 안전시설이 충분치 설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등반 때나 비 올 때는 실족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등산로 입구를 소개한다.
사직동 코스=버스로 사직터널 입구에서 하차, 사직 공원과 동화 토산품점 사이로 난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오르면 우측으로 배드민턴장이 보인다.
등산로 입구엔 임시로 세워놓은 등산안내도가 서있다.. 사직공원 옆 사직파출소에서는 등산안내도를 나눠주고 있다.
버스편은 147 50 158 205 543 588 단체로 산에 오르려면 사직공원 입구에서 모이는 게 좋다.
청운동 코스=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는 코스다.
지하철 ( 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자하도 길을 따라 영추문∼칭와대 앞길∼청운중을 지나면 68년 1.21 무장공비사태 때 순직한 최규식경무관의 동상이 나온다. 여기까지 걸어서 2O분정도. 이곳에서 좌측 칭운아파트 가는 길로 들어서면 주등산로와 만나게 된다. <이순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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