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직자기업체/「만남의장」큰호응/안산지방노동사무소 개설(지방패트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근무여건 비교해 만족 구직자/필요 인력 손쉽게 찾아 기업체
『구인자와 구직자간의 짝짓기를 주선해 줍니다.』
노동부 산하 안산지방 노동사무소(소장 김성중·41)는 지난달 25일부터 전국 최초로 직장을 구하는 사람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체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해 주는 취업알선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큰 호응을 얻고있다.
첫날의 「구인·구직자 만남」에서는 34개 기업체 관계자와 1백53명의 구직자를 초청,현장에서 48명(31%)이 서로 짝짓기를 하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
노동사무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만남의 자리에서는 34개 기업체 관계자들이 차례로 나와 구직자들에게 회사 설명을 해주고 질문까지 일일이 받은뒤 개별적으로 지원자들과 만나 고용계약을 맺는 절차를 거친 것.
노동사무소는 이같은 자리를 마련키 위해 관내 1백20인 이상 사업장 1백89곳을 비롯해 구인 가능사업장 90곳,직업훈련 대상업체 47곳 등을 선정해 통보하고 구직자들은 이 사무소 전산에 입력돼 있는 2백명을 대상으로 공문을 보내 나오도록 했다.
이 제도는 특히 지금까지 회사측이 제시한 근무조건만 알고 취직할 수 밖에 없었던 구직자들과 일반적인 신상명세와 간단한 면접과정만 거쳐 인력을 구해왔던 기업체들 모두 폭넓은 취업 및 고용정보를 활용,높은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2중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 「만남의 장」이 마련된 뒤부터 안산지방 노동사무소에는 참여방법을 문의해오는 전화가 쇄도해 직원들이 더욱 바빠졌다.
이에따라 노동사무소측은 2개월에 한차례씩 관내 기업체와 구직자들을 대상으로 가질 예정이었던 이 행사를 앞으로는 1개월 간격으로 갖기로 하고 25일 2차 만남의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노동사무소측은 또 이 사무소에 등록신청을 한 구인·구직자를 대상으로 행사 참여공문을 보내는 방법 이외에도 지역 언론매체·반상회보 등을 이용,인근 안양·수원 등지까지 널리 홍보해 활용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 제도가 이같이 성공적인 평가를 받게되자 노동부 직업안정국에서도 이용실태를 면밀히 분석,전국 45개소 지방노동사무소로 확대 실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제도가 시행을 맞게 된 것은 평소 고용안정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있던 김 소장이 지난해말 부임해 온 뒤부터.
김 소장은 『반월·시화공단이 자리한 신흥공업 도시인 안산지역이 원하는 직장이나 사람을 서로 찾지못해 만성적인 구인·구직난이 되풀이 되는 고질적 문제를 안고있음을 알고 이 제도를 창안,시행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만남의 자리를 통해 직장을 구한 오은희씨(24·경리·경기도 안산시 안산1동)의 경우 『그럴듯한 기업광고에 속아 취직했다가 회사의 대우나 근무여건이 좋지 않아 두차례나 전직한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는 34개 회사에 대한 소개를 자세히 듣고 입사해 만족한 가운데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2명의 직원을 구한 안산시 목내동 한국특수지상사(주) 공장장 안동진씨(41)는 『과거에 간단한 신상명세만을 보고 사람을 구한 결과 직장에 대한 만족도와 적응도가 떨어져 늘 심각한 이직률에 시달려 왔다』며 『이번에 선발한 2명은 안정된 자세로 만족하게 근무하고 있어 앞으로도 만남의 자리를 통해 직원들을 주로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에 대해 『만남의 자리는 노동부 인력고용센터·취업알선기관·취업소개매체 등에서 실시중인 서류상에 의한 정보교환 기능의 미비점을 보완해 주는 이점이 있다』며 『평생직장과 평생직원을 필요로 하는 구인·구직자들에게 신뢰성 있고 의사결정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제도를 확대 실시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안산=전익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