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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변 핵, 55개월 만에 멈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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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의 영변 핵시설 가동이 중단됐다. 제2차 핵 위기가 발생한 2002년 12월 핵시설을 재가동한 이후 55개월 만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15일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쇄(가동 중단) 사실을 15일 오전 뉴욕 채널을 통해 우리 측에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폐쇄라고 하는 것은 폐기를 염두에 두고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14일 방북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검증감시단(10명)은 영변 핵시설 다섯 곳을 방문해 폐쇄 검증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감시단은 약 2주간 검증 활동을 벌인 뒤 감시요원 2명을 영변에 체류시킬 예정이다.

김명길 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에서 "영변 원자로 가동 중단을 미 국무부에 통보했으며 대북 지원 중유 1차분 6200t(수송비 포함 28억원)이 도착한 뒤 곧바로 가동을 중단했다"고 말했다. 한.미.중.러.일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 가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중유 5만t(수송비 포함 222억원) 지원을 약속했다. 또 핵시설 불능화와 모든 핵 프로그램 신고를 마치면 중유 95만t을 추가 제공할 예정이다.

김 차석대사는 AP통신과의 전화통화에서 "(2.13 합의에 따라) 모든 핵프로그램의 신고와 기존 핵시설의 불능화를 골자로 한 2단계 조치의 이행에 들어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적용 종료 등 미국의 상응조치들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6자회담 당사국들은 18일부터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수석대표회의를 열 예정이다. 회담 전략을 협의하기 위해 15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7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양자 협의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16일 이재정 통일부 장관과 천영우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만난다.

이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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