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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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금까지 살아온 가운데 가장 바쁜 3월이 됐습니다. 12일 일본 나고야에 있는 메모리스 화랑에서 서양화가 쓰보타 마사히코씨(44)와의 2인전 개막을 시작으로 동경(15∼27일 갤러리 테)서울(17-28일 화랑 사리)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갖는 서양화가 천광엽씨(35·사진)의 즐거운 비명이다.
그가 일본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작년부터.
한국을 잘 아는 오사카 화상 와타나베 겐지씨가 우연치 천씨의 작품을 보고 작년 6월 그가 소유하고 있는 온 갤러리에서 초대 개인전을 열어주었던 것. 와타나베씨는 이어 같은 해 11월 오사카의 아트 페어에 온갤러리 소속 작가로 천씨를 선보였고, 이것이 계기가 돼 이번 나고야액 강과 동경전이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3개의 전시회 가운데서도 그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것은 4월3일까지 열리는 메모리스 화랑에서의 2인전. 일본 화랑 가운데서는 비교적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메모리스 화랑이 한국작가 초대전을 갖는것은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우환씨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그가 추구하고 있는 작품세계는 점을 중심으로 한 미니멀 아트. 캔버스안에 빼곡이 들어차 있는 둥근 점, 때로는 가지런치 솟아 올랐거나 가지런히 들어가 있는 점의 정렬화면은 미색계열의 단색조에 실려 더욱 단아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을 중요시하는 제 성격이 작품세계까지 결정지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미니멀 아트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들도 기본적인 것을 중시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경회대 출신으로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그는 88년 귀국 직후에는 형태가 복잡하고 색채도 어두운 색조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사용하는 등 표현요소들을 극대화한 포스트모던 또는 신구상계열의 작업들을 보여줬었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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