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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고·음식 빼먹고·물건 아무데나…왕짜증 '마켓 손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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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손님은 왕이라지만…."

한인가정의 식탁을 책임지는 타운내 마켓들이 일부 고객의 무책임과 무례한 행동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과 심적 고통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하루에 적게는 3000명~6000명 이상의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한인 마켓.

사람이 많다보니 별의별 고객이 다 있지만 도를 지나쳐 '횡포'에 가까운 행동을 서슴치 않는 고객도 적지 않다.

직원들에게 폭언을 퍼붓거나 물건값을 계산하지 않고 슬쩍 집어먹고 심지어 마켓 카트를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도 있다.

#폭군형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정도로 가장 상대하기 힘든 고객 층. 이들은 조그만 불만을 느끼는 순간 버럭 화부터 내며 직원들에게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고 반말과 욕까지 내뱉는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이나 한국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라틴계 직원들에게 인격적 모욕감을 느끼게 할 만큼 폭언을 일삼기도 한다. 옆에서 듣는 다른 고객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당연.

마켓의 한 매니저는 "한번은 나이가 지긋하신 손님이 작은 실수를 저지른 학생 아르바이트생에게 '어린 것이 사기친다'고 욕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막내 아들이나 딸뻘 정도 되는 학생에게 커다란 마음의 상처를 입힌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주말 한참 바쁠 때 줄에 서있다가 '너무 더디다'며 욕을 하는 사람도 이 유형이다.

#얌체형

마켓 물건을 내 것인 양 제멋대로 다루는 사람들. 대부분 '양심불량형'이다.

쓰레기 봉투로 사용한다며 비닐 봉투를 한 웅쿰 뜯어가는 경우부터 떡.호두과자.순대.음료수 등 음식물을 포장만 살짝 들어올려 빼먹기도 한다. 심지어 따라나온 자녀에게 이를 먹이는 비교육적인 부모도 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등 아주 작은 물건을 슬쩍 빼내는 치사한 부류도 있다.

마켓 주변에 거주하는 고객중에는 카트를 집까지 가져가기도 한다. 이 경우 마켓으로서는 카트 수거를 위해 전문 인원을 고용하는 등 만만치 않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

#무책임형

처음엔 살 생각으로 카트에 담았다가 마음이 바뀐 경우 '내 것도 아닌데'라며 해당 물건을 아무 곳에나 내팽개치는 고객이다.

한 마켓 관계자는 "제 자리가 아닌 곳에 방치된 물건만 하루에 10카트 정도"라며 "이런 경우로 인해 못 파는 식품만도 1카트 정도가 나오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마켓 관계자들은 "특히 여름철 상하기 쉬운 육류 생선 또 아이스크림 등 냉동 식품들을 구석진 곳에 놔두고 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며 "정 돌려놓기 귀찮으면 그냥 캐시어에게만 줘도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미주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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