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캐디 ? 올스타전서 홈런 많이 나오게 거포들 배팅볼 투수 동반 허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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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7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07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최고 눈요기는 홈런포 대결이다. 밤 하늘 커다란 아치를 그리며 담장을 넘어가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시원해진다.

이번 홈런포 대결에는 처음으로 '코드인사'가 도입된다. 출전 선수 입맛에 맞는 배팅볼 투수를 각자 동반할 수 있도록 했다.

관중에게 좀 더 짜릿하고 많은 홈런포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벌써부터 그렇게 했다.

10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우승한 블라디미르 게레로(31.LA 에인절스)는 평소 배팅볼을 던져주던 주루코치 디노 에벨을 동반했다.

약간 낮은 코스의 포심패스트볼을 좋아하는 게레로의 입맛을 에벨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야구는 지난해까지는 올스타전 개최지 연고 구단의 배팅볼 투수가 공을 던졌다. 상대의 공이 낯설다 보니 홈런 구경이 쉽지 않았다. 어쩌다 넘어가도 담장을 턱걸이 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해엔 홈런 1개로 우승자(이택근.현대)가 가려져 팬들에게서 "시시하다"는 불평이 쏟아졌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평소 팀 연습 때와 똑같은 '맞춤 공'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정"이라고 밝혔다.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을 보이는 선수는 이대호(롯데)다. 이대호는 불펜 포수 이동엽을 배팅볼 투수로 지명, 홈런더비 우승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대호는 "일정한 속도와 높이로 던져주는 이동엽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 김태균, 크루즈, 이범호는 팀 기록원인 이봉우씨의 파트너가 된다. 평소 선수들에게 배팅볼을 자주 던져주기도 하는 이씨의 구질에 선수들이 익숙하기 때문이다. 삼성의 양준혁은 배팅볼 투수 배운용씨가 따라온다.

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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