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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합병원 병실보다 장례식장서 돈 벌었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에 있는 2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지방에 비해 평균적으로 병상당 수익은 높지만, 정작 이익률에서는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이들 병원들은 장례식장, 주차장 등 부대사업을 통해 의료분야의 적자폭을 줄여 흑자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공립병원은 예상대로 민간 병원보다 이익률이 한참 뒤쳐졌고, 의료사업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컸다.

이는 200병상 이상 222개 종합병원의 2005년도 재무제표 및 부속명세서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분석한 결과다.

특이할 만한 것은 서울지역의 종합병원이 한 개 병상당 1년동안 거둬들인 평균 수익이 16억5000만원으로 전국 평균(11억6000만원)보다 높지만, 의료사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의료수익의료이익률(이하 의료이익률)은 -0.6%로 전국 평균(0.9%)을 밑돌았다는 점이다.

반면 광역시 지역 종합병원의 의료이익률은 2.6%, 기타지역은 1.3%를 나타냈다.

이에 비해 서울지역 종합병원이 환자를 진료하는 데 들어간 병상당 평균 비용은 16억6000만원으로 전국 평균 11억5000만원은 물론, 광역시(10억4000만원)와 기타지역(8800만원)보다 훨씬 높았다.

한마디로 환자 한 명을 치료하고 받은 돈보다 이를 위해 쓴 돈이 더 많았다는 얘기다.

이같은 의료분야 적자를 서울지역 종합병원들은 장례식장, 주차장 등 부대수익을 통해 메웠다. 이는 이들 병원들의 의료이익률이 -0.6%인데 비해 경상이익률은 1.2%라는 것을 통해 입증된다.

경상이익률은 의료수익 외에 부대수익을 포함한 종합병원의 수익성을 나타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송태균 연구원은 "서울지역 종합병원의 이익률이 지역보다 더 낮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서울지역의 병원 간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을 반영한다"면서 "이같은 경쟁 속에서 대형병원들의 경우 새 병원과 암센터 건립 등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전체 수익면에서는 다소 지역에 밀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 서울대병원, 아주대병원 등 종합전문요양기관은 상대적으로 의료이익률이 1.3%로, 종합병원의 0.6%보다 더 높은 수익을 냈다.

전체 병원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경상이익률에서도 이들 종합전문요양기관은 2.3%를 기록해 일반 종합병원(2.0%)보다 높았다.

국공립 종합병원의 경우 의료이익율은 무려 -6.9%로 민간병원의 3.1%와 비교해 상당한 차이를 나타냈다.

국공립병원은 한 개 병상당 의료수익이 12억8000만원으로 민간의 11억2000만원보다 높았지만, 거기에 들어가는 의료비용이 13억7000만원으로 민간(10억9000만원)보다 많았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병원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경영마인드를 가진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을지대 보건의료산업발전연구소 최헌 소장(병원경영학)은 "병원경영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을 갖고 MBA과정 등을 통해 전문경영인을 준비하는 의사들이 늘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까지는 전문경영 능력을 갖춘 의사 원장이 적기 때문에 전문경영인 출신의 행정부원장을 통해 이를 보완하는 추세다"고 설명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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