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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칼럼] 기업 투자 마인드 살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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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오스트리아 태생으로 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였던 조셉 슘페터는 "급속한 생산성 향상은 창조적 자본주의 파괴, 즉 고용의 공동화(deemployment)와 긴밀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예상했다.

이러한 예언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경제학의 모순, 바로 회복 기미 속에서의 실업률 상승 또는 구인난과 구직난이 병존하는 기이한 현상을 대변해 주는 것은 아닐는지 생각케 한다. 세계적 호황 무드에 편승해 한국도 경기회복이 몇 가지 거시지표를 통해 가시화하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미래의 불확실성이 팽배해 투자 마인드가 살아나지 못한 채 설비투자의 감소폭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

청년 실업이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15%를 넘고 있음은 매우 심각한 일이다. 투자 마인드의 부족은 상당 부분 정치불안에 의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미 MIT대의 폴 새뮤얼슨 교수도 "한국에 닥칠 더 큰 위험은 경제적 비효율이라는 효율성의 상실을 초래했던 시민들에 의한 정치 불안"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현 정부는 총체적인 불안을 초래하고 있는 '시민혁명'만 부르짖으며 우왕좌왕하지 말고 불합리한 행정 규제를 철폐, 기업의 투자 마인드를 진작하고 고용증대를 통해 실업자를 구해야 한다.

또 산업 현장 근무를 꺼리는 직업관을 바로잡기 위해 이공계 지원자의 병역 면제 또는 대폭적인 단축과 함께 이공계 출신에 대한 최저 임금의 상향 조정 등을 추진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로스쿨 제도의 조기 도입을 통해 사법시험제를 폐지함으로써 통계에는 가려 있는 청년 실업자들을 구제할 수 있다. 어렵게 찾아온 경기 호재를 놓치지 않기 위해선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감을 하루 빨리 회복하고 수많은 불요불급한 규제를 과감히 혁파해야 한다. 아울러 고급 청년 실업을 미리 막기 위해서도 교육제도는 조속히 개혁돼야 마땅하다.

이광수 大天실업 전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