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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월드컵서 더 빛날 몬트리올의 '샛별'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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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16면

지금 캐나다에서는 2007 캐나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축구대회가 한창이다.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로 불렸던, 그리고 우리에게는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4강 신화를 남긴 그 대회다. 한국과 브라질의 D조 경기가 열린 4일(한국시간) 몬트리올 올림픽경기장.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이클 존스 미디어담당관이 취재진에 “카를로 안첼로티 AC밀란 감독이 관중석에 와 있다”고 알렸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팀 AC밀란의 안첼로티 감독이 대서양을 건너온 이유는 간단하다. 브라질의 ‘신성’ 알레산드레 파투(인터나시오날)를 보기 위해서다. 안첼로티 감독 앞이었기 때문일까. 파투는 사흘 전(1일) 폴란드와 경기할 때와 달랐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골에 대한 강한 집념으로 두 골을 터뜨렸고 브라질은 3-2로 한국을 제압했다. 5일 이탈리아 언론은 일제히 “안첼로티는 파투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U-20 월드컵은 예비 스타들이 능력을 검증받는 시험대다. 수퍼스타로 가기 위한 통과의례인 셈이다. 사실 주목할 만한 선수들은 지역예선을 통해 윤곽이 드러난다. U-20 월드컵은 그들을 콘티넨털급과 글로벌급 선수로 분류하는 필터다. 글로벌급 스타로 인정받은 선수들은 유럽의 빅클럽에서 팬들과 다시 만난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그들을 위한 무대가 될 것이다.
 
마라도나부터 ‘제2의 마라도나’까지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첫 스타는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다. 마라도나는 19세이던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면서 최우수선수(골든볼)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마라도나 이후 이 대회에서 등장하는 스타에게는 ‘제2의 마라도나’라는 별명이 붙곤 했다. 그리고 그들은 유럽 빅리그의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면면이 화려하다.

83년 베베투ㆍ둥가ㆍ조르지뉴(이상 브라질)·마르코 판 바스턴(네덜란드), 85년 르네 이기타(콜롬비아), 87년 프레드락 미야토비치ㆍ다보 수케르(이상 유고), 89년 후앙 핀투(포르투갈)ㆍ산티아고 카니사레스(스페인), 91년 루이스 피구ㆍ후이 코스타(이상 포르투갈), 93년 디다(브라질)ㆍ카르스텐 얀커(독일), 95년 라울 곤살레스ㆍ페르난도 모리엔테스(이상 스페인), 97년 다비드 트레제게ㆍ티에리 앙리(이상 프랑스)ㆍ후안 로만 리켈메ㆍ파블로 아이마르(아르헨티나)ㆍ마이클 오언(잉글랜드), 99년 호나우지뉴(브라질)ㆍ이케르 카시야스(스페인), 2001년 아르연 로번(네덜란드)ㆍ아드리아누(브라질)ㆍ하비에르 사비올라(아르헨티나), 2005년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등.

특히 사비올라와 메시는 아르헨티나 출신인 데다 우승ㆍ최우수선수ㆍ득점왕(골든슈) 등 3관왕까지 달성하면서, 진정한 ‘제2의 마라도나’ 소리를 들었다.
 
한국 선수론 신영록 주목

올해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파투다. 브라질의 훈련장에는 파투를 보려는 각국 취재진과 팬들이 줄을 잇는다.

파투는 올해 초 남미 U-20선수권에서 5골을 터뜨리며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오
프사이드트랩을 무력화하는 빠른 발, 어떤 상황에서도 마무리를 짓고 마는 결정력 등이 호나우두를 연상시킨다. AC밀란 외에도 벤피카(포르투갈), 유벤투스ㆍ인테르 밀란(이상 이탈리아), 리버풀ㆍ첼시ㆍ아스널(이상 잉글랜드) 등 명문 클럽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세르히오 쿤 아게로(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있다. 그는 15세 35일이던 2003년 7월 인디펜디엔트 소속으로 아르헨티나 1부리그에 데뷔, 마라도나가 갖고 있던 종전 최연소 데뷔 기록(15세 355일)을 깼다. 그는 6-0으로 이긴 파나마전(4일)에서 2골을 직접 넣고, 3골을 어시스트했다. 5골이 그의 발끝을 거친 것이다.

멕시코의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바르셀로나)도 빼놓을 수 없다. 멕시코 프로리그에서 활약한 브라질 축구선수 출신 아버지와 멕시코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그는, 2005년 U-17 월드컵에서 멕시코가 터뜨린 16골의 절반 이상을 어시스트했다. 탁월한 드리블 능력과 넓은 시야 등의 플레이 스타일에다 외모까지 흡사해 ‘호나우지뉴의 후계자’로 불린다.

가나 출신으로 14세 때 미국 프로축구(MLS) DC유나이티드에 입단, 미국 프로스포츠사상 최연소 선수로 이름을 올린 프레디 아두(레알 솔트레이크)는 이번이 세 번째 U-20 월드컵 참가다. 아프리카 선수 특유의 유연성을 자랑한다. 미국이 6-1로 이긴 폴란드전(4일)에서 3골을 터뜨린 그는 U-17 월드컵(2003년 한국전)과 U-20 대회에서 모두 해트트릭을 수립한 최초의 선수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미국ㆍ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잇따라 골을 터뜨린 신영록(수원 삼성)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디디에 드로그바(첼시)의 이름을 딴 별명(영로그바)처럼 몸싸움과 집념이 돋보이는 스트라이커다. 이청용(FC서울)은 이번 대회가 낳은 한국 최고의 스타다. 미국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빠른 돌파, 정확한 패스, 넓은 시야 등은 ‘제2의 박지성’으로 부르기가 아까울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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