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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회오리에 학사일정 표류/광운대 사무실 대부분이 문닫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재학생들 막막… 졸업심사도 차질
입시부정 파문에 휘말린 광운대가 연일 계속되는 경찰 수사·교육부 감사로 학사행정이 전면 마비돼 재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있다. 광운대는 현재 기획관리실만이 형식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을뿐 대부분의 사무실은 굳게 문이 잠겼다. 특히 학사업무의 중심인 교무처는 이번 사건의 핵심인물 조하희처장(53)·전영윤과장(53)이 수배중이고 박주영계장(39)마저 경찰에 연행되는 등 대부분의 직원이 입시부정에 연루돼 현재 여직원 2명만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이 때문에 본고사 및 오리엔테이션 실시여부,정원조정,교수충원,편입시험 요강 발표 등 올해 학사일정 편성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
도피중인 조 처장 외에 장창용관리처장(58)이 구속됐으며 심장병 치료를 위해 LA에 머무르고 있는 조무성총장(54)도 귀국을 연기,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이나 김창욱부총장(57) 등 간부들은 온종일 대책회의에만 매달린채 방관하고 있을 뿐이다.
전자계산소도 소장인 김순협교수(46)와 이석윤운영부장(59)·최재청계장(34)이 업무방해 혐의로 한꺼번에 구속영장이 신청된데 이어 5일 밤의 압수수색까지 겹쳐 최종성적 합산 등 졸업심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 당장 시급한 93학년도 신입생 신상카드 작성 및 각종 자료의 통계·검색작업도 연기된 상태. 현재 보조요원 몇명만 남은 상태여서 학교측은 교육부 감사반의 요구자료 마련에도 힘겨운 지경이다.
합격자 확인업무도 교무처에서 홍보실로 옮겨졌으나 현재 중단돼 학생들은 개별적으로 학교운동장에서 확인하고 있다.
올해 입시에서 전자공학과에 합격한 이모군(18·서울 신림동)은 『학교에 왔지만 앞으로의 일정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고 합격증만 달랑 받았다. 앞으로 어떻게 학교생활을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추천서를 받으러 학교에 왔다가 일부 교수들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취업정보실·학생처 등지에서 서성거리는 졸업예정자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학교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 감사가 13일까지로 잡혀있고 개강준비도 제대로 하지못하고 있는 판에 이러한 공백이 장기화 되면 신입생도 못받고 휴학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며 『개강을 앞둔 마당에 하루빨리 사건이 매듭지어져 학교가 제모습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했다.<봉화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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