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2007 한국리그 KB 국민은행' 돌파의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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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장면도(1~9)=목진석 9단은 현재 51승(13패)을 거둬 전체 프로기사 중 최다승을 달리고 있다. 승률 1위 자리는 24연승을 기록한 이세돌 9단(41승 8패, 승률 85%)에게 내줬지만 2007년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사람이 달라진 듯 쉼없이 이겨온 기사가 바로 목진석이다. 당연히 올해 한국리그에선 팀의 주장으로 뽑혔다. 하지만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그토록 연전연승하던 목진석이 한국리그에선 내리 4연패를 당한 것이다. 그바람에 팀도 2승2패로 중하위권을 맴돌게 됐으니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이 판은 다섯 번째 출전으로 상대는 10단전 우승자 안조영 9단. 가장 절친한 친구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바둑은 흉내바둑 비슷하게 진행된 탓에 대각선 방향으로 모양이 엇비슷해졌다. 안조영이 흑1로 중앙을 지키자 백의 목진석도 유유히 2로 전개했고 이때 흑은 3으로 협공해 좌하 일대의 경영에 나섰다. 흑9로 뛰었을 때가 중요한 갈림길. 하변과 중앙 일대의 흑진이 웅대하기 때문에 A 방향을 돌파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A는 흑9의 의도에 걸려드는 속수. 백은 어떤 식으로 하변을 돌파하는 것이 옳을까. 백은 선수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B의 젖힘이 워낙 빛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실전진행(1~14)=백1의 입구자 행마가 기억해둘 만한 적시타였다. 2로 막을 때 3의 절단이 준비된 수순. 흑은 14까지 틀어막기는 했으나 백C의 수단이 남았다. 백은 귀를 크게 차지한 뒤 대망의 상변(장면도의 B)으로 손을 돌려 흐름의 주도권을 잡았다. 결국 백은 불과 118수만에 불계승했고 목진석 9단은 한국리그 출전 다섯 판 만에 첫승을 거뒀다. 팀도 3대0으로 승리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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