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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파문 확산… 뒤숭숭한 학교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자료요청·항의전화 빗발… 학사업무 마비/감사반들 비누까지 사다써 “초강풍”예고
○…광운대 교직원들은 4일 92,93학년도 응시생의 객관식 답안지인 OMR카드 4만5천여장이 모두 없어진 것으로 밝혀지자 『산넘어 산이라더니 왜 이런 악재만 줄을 잇는지 모르겠다』며 망연자실.
한 관계자는 『수배중인 조하희교무처장이 재단고위층에까지 입시부정 파문이 될 것을 걱정,범행전모를 은폐키 위해 단압지를 빼돌렸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
○…광운대에는 입시부정이 보도되기 시작한 3일부터 낙방한 수험생 학부모들의 항의전화가 빗발.
교무과 직원들은 『입시부정사건 보도직후 학부모들이 「내자식이 부정 때문에 억울하게 떨어졌다」며 성적을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전화가 끊이지 않아 학교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며 장탄식.
○…국민대는 채점이 끝난 1일부터 합격자 5백20명을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벌인 끝에 내신성적과 합력고사성적이 큰 차이를 보인 6명의 「용의자」를 1차적으로 골라냈으며 이들의 출신고교에 교무과직원들을 보내 사진대조작업을 벌여 2일 오전 토목공학과에 3등으로 합격한 송모군(19·재수생·대일외국어졸)의 대리시험 사실을 밝혀냈다. 국민대는 합격자발표(3일)를 하루 앞두고 부정합격 사실이 확인되자 탈락자중 1명을 서둘러 재합격 처리하느라 사정위원회를 다시 열고 재전산처리를 하는 등 최종합격자 확정작업이 6시간이나 늦어졌다고.
○…교육부 특별감사가 시작된 4일 한양대에는 오후 2시쯤 서울경찰청 지능계 소속 형사 2명이 나와 위조직인과 관련된 고교 출신합격자들의 본인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자료를 요구하는 바람에 학교측 관계자들은 교육부 감사반의 눈치를 보며 감사중인 자료 가운데 경찰 요구자료를 찾아내느라 부산. 학교측 한 관계자는 『8일로 예정된 학사편입시험과 새학기 개강준비 등 할일이 태산같이 많은데 전직원이 감사에 매달려 있는데다 이곳저곳에서 자료를 요구하는 통해 몸이 두개있어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이러다간 학교행정이 마비될 것』이라고 불평.
○…광운대 입시부정과 관련해 물의를 빚고있는 서울 강동고는 이번 입시에서 광운대에 전·후기 합쳐 8명의 학생이 지원,당초 3명이 합격했으나 윤모군(20) 등 2명의 대리시험 사실이 밝혀져 합격취소 됨으로써 후기모집에서 전파과에 지원한 정모군(21)만이 순수(?) 합격자인 것으로 판명.
정군의 최종합격 소식이 전해지자 「부정학교」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고 낙담해 있던 학교 관계자들은 『제실력으로 합격한 학생이 1명이라도 나와 다행』이라며 자위하는 모습.
○…4일 오전부터 서울 한양대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간 교육부감시반(반장 권황옥사회교육과장)은 첫날 OMR카드 답안지의 수정여부와주관식문제 답안이 공정하게 채점됐는지를 중점적으로 확인. 권 과장은 『이번 감사는 해마다 실시되는 입시운영 전반에 관한 것이나 대리시험 사건으로 시기를 앞당겼다』며 『첫날은 전반적인 업무현황 파악에 그쳤지만 5일부터는 사진대조작업 등 대리시험 여부에 관한 본격적인 감사가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리시험과 관련해 교육부 특별감사를 받고있는 한양대는 4일 점심시간에 감사반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려 했으나 감사반측이 단호히 거부하고 「자체해결」하는 바람에 『감사강도가 심상치 않겠다』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
한양대의 한 관계자는 『감사반측이 비누·수건 등 세면도구까지 제공받기 꺼려하는 통에 감사반원으로부터 2만1천원을 받아 세면도구를 사다줬다』고 말하기도.<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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