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방송 TV설립 적극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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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기독교방송(CBS·사장 이재은)이 과연 TV방송을 하게될 깃인지가 방송가와 종교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있다.
최근 민자당이 차기정부의 방송정책을 건의하면서 종교TV방송은 불허할 것을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CBS는 지난해 12월 서울 목동사옥을 준공한 후 TV설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독교 52개 교단은 88년부터「기독교 TV방송설립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대통령선거전이 치열하던 지난해 가을 전국을 순회하는 TV추진결의대회를 20여 차례 벌여왔다.
CBS관계자는 『정부에서 TV설립이 허가될 경우 1년안에 정규방송을 할 수 있도록 자금 등 만반의 준비를 해놓고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CBS측은 기독교계 PD·아나운서·기자·엔지니어 등 전문방송인력들이 TV가 허가될 경우 모이게 될 것이며 연예계·기업의 기독교계 인물들이 이미 TV가 설립되는 것을 적극 돕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CBS는 이에 대비한 듯 PD·기자 등 방송요원을 서울과 전국의 6개 자회사에서 일제히 대대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모집요강에는 TV방송요원임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목동시대의 새로운 방송매체를 이끌어 갈 인재를 뽑는다』고 밝히고 있어 TV개국준비가 아닌가 하는 방송가의 관측을 낳고 있다.
몇몇 다른 방송의 PD·엔지니어 등 방송인들은 CBS가 목동으로 옮기고부터 스튜디오 등 대형공간이 들어설 수 있는 신사옥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TV방송을 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물밑에서 자리이동의 동요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법적인 취지로도 종교방송은 특수방송으로 제한되어야 하고 일반 공중파TV채널을 갖는 것은 현재의 환경에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CBS는 현행 방송법에 종교적인 주체가 민영방송의 설립주주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결정적인 제한이 없어 법적으로도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CBS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기독교국가도 아닌 우리나라에서 서양처럼 종교에 일반방송을 허용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욱 우려된다』는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불교방송도 지난해 TV방송을 허가해달라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 TV채널을 갖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어 기독교TV가 설립될 경우 종교간의 분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기독교방송 측은 TV를 하게될 경우 『상업주의·퇴폐로 일관하는 프로그램을 지양하고 건전한 고급의 교양을 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라디오 방송을 가지고 있는 다른 종교에서도 같은 논리로 형평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종교방송들은 UHF채널을 가지게 되는 것은 통신용 전파가 점유하고있어 가용채널이 부족한 실정이고, 전파수신 범위가 좁다는 이유로 꺼리고 있다.
정부의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까지 기독교방송의 TV채널을 허용해달라는 공식적인 요청이 전혀 없었다』고 전제하고 『종교에서 TV를 하게될 경우 대중적으로 크나큰 영향을 미치고 다른 종교와의 형평도 고려해야하므로 올해 가시화되는 종합유선방송의 한 채널을 갖게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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