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평화의 상징」이 「식탁의 별미」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식용비둘기 잘 팔린다/1인분 4만원… 농가 새 고소득부업
「평화의 상징」 비둘기요리가 미식가들에게 새로운 별미로 인기를 모아 식용 비둘기 사육이 고소득 농가부업으로 각광을 받게 됐다.
프랑스에서 87년 애완용 집비둘기와 야생 산비둘기를 교배시켜 만든 실버킹·화이트킹 등 식용 비둘기는 발육이 빨라 5∼6개월이면 무게가 2∼3㎏ 정도로 자라는데다 살코기가 많은 것이 특징.
최근 국내에도 들어와 사육이 늘며 일부 호텔 등을 통해 요리가 보급되고 있다.
중국·프랑스 등에서 개발된 비둘기 요리는 진흙을 발라 구워 먹는 흙구이가 미식가들로부터 가장 큰 인기를 끌며 비둘기삼탕·바비큐요리 등도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별식.
서울시내 H호텔에서 특수 자연건강요리로 내놓고 있는 비둘기 요리는 1인분에 4만원으로 삼계탕 10그릇값이어서 현재로선 고가 기호식이다. 식용비둘기는 91년 수원시 하동 K농원이 프랑스에서 30쌍을 처음 들여와 시험 사육에 성공,1년만에 3백여마리까지 번식시켜 현재 전국적으로 15곳의 농장이 호텔 등과 계약사육하고 있다.
한쌍에 40만원하는 식용 비둘기는 부화기간이 18일로 한번에 2∼3마리씩,1년에 30여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한쌍만 잘 길러도 연간 1백20여만원의 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어서 농가의 고소득 부업거리다.
옥수수·조 등 닭사료를 먹이는 식용 비둘기의 연간 마리당 사료비는 3만원 정도며 낮에 우리밖으로 내보내도 해질 무렵엔 반드시 집으로 돌아와 사육이 손쉬운게 특징이다.
비둘기는 예부터 통신용으로 이용될만큼 멀리날고 집으로 돌아오는 귀소성이 뛰어나 닭만한 몸집인데도 한번에 1백m이상 날아다닐 수 있고 우아한 몸매에 깃털이 호사스러워 애완용으로도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식용 비둘기 사육은 새 키우는 재미도 느끼고 수입도 올리는 1석2조의 효과라는 것이 사육농가의 설명이다.
그러나 「평화의 상징」인 새를 식용으로 한다는데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도 적지않아 식용 비둘기가 닭처럼 일반식품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김동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