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미국, 폴란드 6-1 대파

중앙일보

입력

정말 알 수 없는 게 청소년 축구다. 분위기를 한번 타면 거침없이 나가지만, 분위기를 한번 놓치면 끝없이 추락한다.

한국전에서 일방적으로 밀리다가 가까스로 비겼던 미국이, 브라질을 격침시켰던 폴란드 돌풍을 잠재웠다. 한국,미국,브라질,폴란드가 속한 20세 이하(U-20) 월드컵 D조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미국이 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조별리그 두번째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축구신동’프레디 아두의 활약을 앞세워 폴란드를 6-1로 대파했다. 1승1무를 기록하게 된 미국은 이날 큰 점수 차로 이긴 덕분에 남은 브라질전에서 지더라도 골득실차 내지 다득점에서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됐다.

미국의 출발은 좋지 못했다. 브라질전 승리의 여세를 몰아 초반부터 밀어붙인 폴란드에게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준 것. 폴란드 스트라이커 다비드 안치크는 미국 골지역 왼쪽에서 파트리크 말레츠키의 어시스트를 받아 미국 골네트를 흔들었다. 경기장 곳곳에 국기와 현수막을 내걸고 응원을 펼치던 폴란드 응원단의 함성이 경기장 안을 울려 퍼졌다.

미국의 시련은 거기까지였다. 한국전에서 그렇게 밀리고도 무너지지 않은 미국은, 폴란드를 맞아서도 마찬가지였다. 선제골을 내준지 4분 만에 동점골을 뽑아내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한국전 선제골의 주인공인 대니 제텔라는 토니 벨트란의 크로스를 헤딩골로 연결했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미국의 상승세에 가속엔진을 단 주인공은 아두였다.

아두는 전반 20분 폴란드 골지역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파포스트 쪽을 노린 슈팅으로 역전골을 뽑아낸데 이어, 추가시간이 적용된 전반 48분에는 수비 3명을 제친 살 지조의 땅볼 크로스를 슈팅으로 연결,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아두는 득점 뿐만 아니라 후반 6분 하프라인에서 전방으로 한번에 찔러주는 킬패스로 제텔라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미국의 다섯번째 골 역시 아두의 발에서 시작됐다. 아두의 전진패스를 받은 로비 로저스는 왼쪽을 파고들다 크로스를 올렸고, 조스머 알티도르가 가볍게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4점 차로도 만족하지 못한 듯 아두는 후반 40분 단독드리블로 골키퍼까지 제친 뒤 골넷을 흔들며 해트트릭을 세웠다.

한국-폴란드, 미국-브라질의 조별리그 최종전은 7일 같은 시간(오전 8시45분)에 몬트리올과 오타와에서 각각 열린다.

한편, 북한은 오타와 프랭크 클레어 경기장에서 열린 E조 경기에서는 체코와 2-2로 비겼다.

북한은 전반 12분 김금일의 헤딩 선제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후반 11분과 21분 연속골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하지만 패색이 짙던 후반 44분 장광익이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며 팀을 기사회생시켰다. 2무를 기록한 북한은 7일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몬트리올=장혜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