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청소년축구, 브라질에 2-3 석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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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한국시간)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07' D조 2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두번째 추격골을 성공시킨 신영록과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몬트리올=연합뉴스)

너무 많이 내줬고 너무 늦게 시동이 걸렸다. 젊은 태극전사들은 세계 최강 브라질을 맞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너무 벌어진 승부를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국이 4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경기장에서 벌어진 U-20 월드컵 D조 브라질과 2차전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1차전에서 미국과 1-1로 비긴데 이어 브라질에 진 한국은 승점 1(1무1패)로 D조 네 팀 가운데 최하위로 내려 앉았다. 16강 진출의 희망도 실낱처럼 가늘어졌다.

조동현 U-20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까지 “브라질에는 개인기만 있을 뿐 조직력은 없다”고 얘기했다. 문제는 개인기의 품질을 과소평가한 점이다. 브라질이 왜 우승후보로 꼽히는지는 선수들의 무서운 개인기가 말해줬다.

브라질의 선제골은 개인기의 정수였다. 한국 진영 미드필드에서 혼전 중 공을 잡은 브라질의 아마랄은 공을 몰고 한국 골문 쪽으로 접근했다. 한국 수비수 한 명을 가볍게 제친데 이어 세 명을 따돌렸고 또다시 앞을 막아서는 수비수를 피해 슛을 날렸다. 무려 다섯 명의 수비수를 돌파한 것. 골키퍼 김진현의 팔을 뻗으며 몸을 날려봤지만 공은 손 끝을 외면한 채 한국 골넷 왼쪽 아래 꽂혔다.

0-1로 뒤졌지만 전반동안 그런대로 선전했던 한국팀의 분위기에 후반 들어 찬물을 끼얹은 것은 이번 대회 최고 스타로 꼽히는 브라질의 알레산드레 파투였다.

자기 진영으로는 내려갈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한국 최종수비와 같은 선상에서 서성거리던 파투는 기회를 잡자 먹잇감을 발견한 매처럼 돌변했다. 후반 2분 파투는 브라질 진영에서 한번에 올라온 공을 향해 질주했다. 한국 수비수 2명이 따라붙었지만 파투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파투의 깔끔한 슈팅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번 대회 그의 첫번째 골이다.

후반 9분 파투는 선제골 때와 비슷한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이 골포스트를 때렸다. 파투에게 두번의 실수는 없었다. 후반 14분 한국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브라질 조가 골문 쪽으로 땅볼 크로스를 연결했다. 한국수비수와 함께 공 쪽으로 몸을 던진 파투는 다리를 뻗어 기어코 공에 발을 갖다댔다. 한국의 추격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파투의 한방이었다.

한국은 경기 종료 10분이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뒤늦게 발동이 걸렸다.

4일 오전(한국시간)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07' D조 2차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신영록이 슛을 날린 후 골문을 파고드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몬트리올=연합뉴스)

후반 38분 김동석의 코너킥에 이어진 심영성의 헤딩골로 추격을 시작한 한국은 후반 44분 이청용의 패스를 받은 신영록의 추가골로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동점을 만들기 위해 추가시간동안 최선을 다해봤지만 결국 1점차 패배를 돌릴 수는 없었다.

한편, 같은 조의 미국은 폴란드를 6-1로 꺾고, 승점 4(1승1무)을 확보하면서 조 1위로 나섰다. 골득실과 다득점에서도 유리해진 미국은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미국은 폴란드에 선제골을 내줬으나 ‘축구신동’프레디 아두의 해트트릭 등을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

몬트리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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