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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3색' 유치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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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3일(한국시간) 홀리데이인 호텔에서 열린 평창유치위원회 외신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방재흥 유치위 사무총장은 "소치가 프레젠테이션에서 '깜짝 제안'을 할 경우 IOC에 곧바로 항의하겠다"고 말했다.[과테말라시티=연합뉴스]

"평창 유치는 국민이 하는 것이고, 소치는 대통령이 하는 것이다." -평창유치위원회 관계자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캡틴이다." - 드미트리 체르니셴코 소치 유치위원장 "시민의 지지와 돈은 부족하다. 그러나 오스트리아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다." - 알프레트 구젠바워 오스트리아 총리 조직력(한국) vs 스타 리더십(러시아) vs 자율(오스트리아). 2014년 겨울올림픽 유치에 도전한 3국은 서로 다른 스타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조직력의 한국

한국은 대통령, IOC 위원, 유치위 등이 확실한 역할 분담을 통해 조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지역의 준비와 조건, 국민의 지지 사이에서 경쟁하는 것이지 국가 정상들 간의 경쟁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철저히 유치위 중심으로 움직이라는 것이다. 김정길 한국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은 "노 대통령에게 부동표를 한 표라도 더 잡기 위해 많은 위원을 만나 달라고 부탁했다"고 전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을 통한 지원과 접근성이 높은 IOC 위원으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다. "정치와 스포츠는 다르다"는 노 대통령의 말이 보여주듯, 한국의 힘은 팀워크다.

◆상명하복 러시아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중앙집권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국가 지배세력으로 떠오른 올리가르히(oligarchs.과두재벌)를 완벽히 길들였다. 자신에게 날을 세웠던 석유 재벌 미하일 호도르콥스키는 시베리아 감옥으로, 러시아 미디어 재벌 보리스 베레좁스키는 영국으로 망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올림픽 유치의 전면에 나서자 올리가르히들은 일제히 막대한 지원을 약속하고 나섰다. 뱌체슬라프 페티소프 체육부 장관은 "모스크바에 지은 아이스링크는 14개월 만에 지어졌다"고 말했다. '결정되면 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발언이었다.

◆자율적인 오스트리아

철저한 지방자치 시스템이 정립된 오스트리아는 정부(총리)와 유치위(지자체)가 각본 없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IOC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올림픽 유치에 대해 잘츠부르크 시민은 42%, 오스트리아 국민은 61%의 지지를 보냈다. 평창의 93%, 한국의 83%와 비교된다. 1인당 국민총생산이 3만7000달러인 오스트리아는 지방분권이 발달됐다. 정부와 주정부, 그리고 기초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움직인다. 이미 두 번의 겨울올림픽을 치른 오스트리아는 한국이나 러시아처럼 '발전의 동력'을 강조할 수 없다. 그래서 '따로' '알아서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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