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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창조” 부각에 주안점/13대와 크게다른 14대 대통령취임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지방의원 전원·대학생·「신한국인」 등 초청/식전 50분 합창단 등 공연 “국민의 행사”로
다음달 25일 치러질 제14대 대통령취임식의 윤곽이 드러났다.
김영삼차기대통령은 26일 이문석장관 등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총무처 관계자들로부터 행사계획안을 처음 보고받았다.
총무처의 보고에 따르면 이번 취임식은 지난 88년의 대통령취임식과 골격은 비슷하나 내용은 크게 달라진다. 우선 이번 취임식에는 「신한국창조」라는 주제가 설정돼 있고 이 주제가 행사전반을 지배한다는 특징이 있다. 88년 취임식에는 이런 주제개념이 없었다.
이에 따라 지방의회의원 전원·대학생·소년소녀가장·꽃동네사람들·독도경비대 등 낙도주민과 김 차기대통령이 유세기간중 신한국인으로 소개했던 사람들이 이번 취임식에 참석해 전체 참석인원이 지난 취임식보다 5천명정도 늘어난 3만2천명 가량이다.
또한 지난 취임식에서는 없었던 50분정도의 식전행사를 도입했다. 지난 취임식이 취임사 17분을 포함,모두 38분간 진행됐지만 대통령이 입장할때까지 참석자들이 지루하게 한시간정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이번에는 식전행사로 참석자들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취임식이 신임 대통령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국민의 행사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행사당일이 공휴일이 아니고 시간도 출근시간과 겹쳐 자칫 불필요한 불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사정을 고려해 행사참석자들은 대부분 8백여대의 버스로 행사장 가까이까지 수송,혼잡을 피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식전행사를 위해 별도의 연예인들이 동원되지는 않으며 군악대·취타대·오키스트라·합창단 등 기존행사요원들의 공연과 행사장내 퍼레이드 등이 펼쳐진다.
취임식장의 배경은 백두산천지의 웅장한 모습을 담은 대형사진이 걸리고 참석자 자리를 따라 개당 1만원짜리 청사초롱이 장식된다.
가급적 전통문양의 장식을 사용하고 남북통일의 의지를 보이자는 취지에서 이같은 장식을 하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 차기대통령측에서 검소하지만 품위있고 가급적 모든 행사의 내용과 진행을 부드럽게 하자고 요구해옴에 따라 이번 취임식에서는 행사 현판글씨도 정부행사에서 보통 사용해오던 고딕체가 아닌 명조체로 하고 지난번과 달리 대통령 취임이 선포되더라도 풍선이나 꽃가루 등을 사용,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참석비표 등도 딱딱하고 볼품없이 한번쓰고 버리게 될 것보다는 조금 부드럽고 품위있게 만들어 영원히 기념으로 간직할만하게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김 차기대통령은 취임식날 상도동을 출발,청와대에서 노태우대통령과 차를 마시며 업무인수인계를 하고 신구대통령은 함께 청와대를 출발,여의도 국회의사당 행사장에 도착한다.
노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뒤 전과는 달리 청와대로 돌아가지 않고 곧바로 연희동 사저로 가게 된다. 이번 행사준비는 총리가 위원장으로 돼있는 취임행사위원회가 주관하지만 지난번과 달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측이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게 또다른 특징이다. 다만 연출·음악·장식전문가 등 민간인 전문가 7명 가량이 14명으로 구성된 실무소위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취임식행사에 배정된 예산규모는 7억원가량이고 이는 지난 13대 대통령취임식 행사비 6억5천만원보다 다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물가인상 등을 감안하면 이번 행사비는 아무리 줄여도 10억원이상으로 늘어날 것 같다고 한다.<이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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