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지염|박성학 교수<카톨릭의대·호흡기내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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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
사무직에 근무하는 47세 직장남성이다. 지난해 11월 중순께 평소처럼 새벽조깅을 한 뒤 낮에 사무실에서 일하는데 목안이 근질거리면서 아린 듯한 느낌을 받았다. 12월 들어 동창회 등 각종 모임에서 술을 마시거나 말을 많이 하면 증세가 심해져 기침과 가래가 나와 가급적 술자리를 피했다.
그러나 주의하면 낫는 듯하다가도 다시 도지는 등 기관지염과 같은 증세가 현재까지 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담배는 피우지 않으며 의원에서 약을 지어먹었으나 낫지 않는다.

<답>
질문자의 경우 호흡기증상은 있으나 발열·근육통 등의 전신 증상이 없어 흔히 말하는 독감은 아니다.
또 과거에 호흡기질환을 앓은 병력이 없으나 2개월간 기침과 가래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감기나 상기도 감염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급성기관지염이 있으면서 증세를 지속시키는 다른 원인이 함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기관지염이란 말 그대로 기관지에 염증이 발생해 기침·객담·흉 통 등의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급성기관지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 감염 후 증상이 일단 사라진 뒤에도 발작적으로 호흡기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우고, 만성기관지염은 흡연 등의 기관지 자극 물질에 장기간 노출돼 객담을 동반하는 기침이 1년에 3개월 이상 2년 연속 나타나면서 기관지 확장 증이나 폐결핵 등 다른 질환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급성기관지염은 충분한 수분섭취와 안정, 진해 제 등의 대중치료로 쉽게 조절될 수 있다.
그러나 질문자처럼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단순한 기관지염 외에 만성부비동염이나 2차적인 세균 감염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만성기관지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어 경우에 따라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따라서 기침과 가래가 1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우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 규명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기침은 객담을 배출시켜 주는 인체의 방어기전이기 때문에 만성기관지염의 경우 급성기관지염과는 달리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진해 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흡연자의 경우 우선 금연하고 가능하면 오염된 공기를 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리=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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