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살리자는 얘기가 곳곳에서 나오고 차기정부도 경제분야에 가장 중점을 두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지만 우리 학교교육에서 경제는 여전히 홀대를 받고 있다. 더구나 교과과정이 개편돼 독립 선택과목으로 될 경우 학생들이 득점을 고려해 아예 기피할 우려마저 있어 경제교육을 강화하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고등학교교과과정에서 경제과목은 1주일에 2시간씩 두학기 정도 배우는 것으로 끝나 영어·수학 등 주요과목은 물론 교련이나 체육시간에도 못미친다. 그나마 교과서는 실생활과 동떨어진 이론중심이며 사회과교사중 경제관련 전공자는 10명중 2명도 안된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최근 신문에 자주 등장하는 성장·안정논쟁,금리자유화논쟁 등에 대해선 대충 이해하기도 힘들다. 또 지하경제 근절·금융실명제·토지공개념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다룬 내용은 교과서에서 단어조차 찾아볼 수 없다.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고교생 5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제 경제현상과 관련된 사례중심으로 총 46개 문항을 출제,국제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고교생의 정답수는 평균 23개 정도로 영국(평균 30개) 등 다른 선진국에 비해 5∼7개가 낮았으며 경제를 배우지 않아도 되는 미국과 비슷한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교에 들어와 경제부문을 배우지 않은 학생과 이미 수강한 학생들과의 정오차이가 불과 2∼3개밖에 되지 않아 실제 경제현상을 이해하는데 고등학교과정이 별 도움이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개발원의 김정호선임연구원은 『새 교과서에선 이론보다 현실이 중시돼야 하고 학생들과 교사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으려면 실제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묻는 문제를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라도 최대한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정철근기자>정철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