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축구 한국 미국과 1-1 무승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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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경기였다. 결과는 비록 무승부였지만‘리틀 태극전사’들은 아름다운 과정을 통해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한국이 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경기장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 D조 미국과의 첫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나란히 승점 1을 나눠갖은 한국과 미국은, 이날 브라질을 1-0으로 꺾은 폴란드(승점 3)에 이어 공동 2위가 됐다.

한국 선수들은 전반 초반 긴장으로 몸이 굳은 듯 패스미스를 연발했고, 슈팅도 위력이 떨어졌다. 미국의 활발한 플레이에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던 한국은 전반 14분 골과 다름없는 기회를 잡는다. 미국 진영 오른쪽 코너플래근 근방에서 이청용이 미국 수비수 내이선 스터지스으로 공을 가로챘다. 골키퍼와 1대1로 맞선 이청용은 직접 슈팅하는 대신 반대쪽의 신영록에게 밀어줬다. 그런데 스텝이 엉킨 신영록의 슈팅은 위력없이 골키퍼에게 흘렀다.

아까운 기회를 놓친 한국은 곧바로 위기를 맞았고 선제골을 뺐겼다.

전반 16분 미국의 살 지조는 골키퍼의 골킥을 받아 한국 오른쪽 측면을 파고 들다 골문 쪽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낮게 날아오던 공은 아두의 발끝에 걸린 뒤 높이 튕겼고 달려들던 대니 세텔라가 헤딩골을 터뜨렸다. 미국은 빠른 역습을 앞세워 수비진이 채 자리를 잡지 못한 한국을 공략했다.

전화위복이라고 할까. 그때까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제대로 된 패스조차 못했던 한국 선수들이 독기를 품기 시작했다.

특히 한국의 오른쪽 측면을 맡은 신광훈-이청룡 콤비는, 환상적인 스루패스를 주고 받으며 미국 수비를 흔들었다. 전반 24분 신광훈의 스루패스에 이어진 이청용의 크로스, 그리고 신영록의 슈팅은 비록 미국 골키퍼 정면으로 갔지만 동점골의 서곡이었다.

전반 38분 기다리던 한국의 동점골이 마침내 터졌다. 출발점은 이청용이었다. 이청용이 단독 드리블로 센터서클에서 미국 진영 쪽으로 치고 올라갔다. 상대 수비수 두 명을 제쳤지만 여의치 않자 뒤로 공을 돌렸다. 공은 혼전 중에 심영성 쪽으로 흘렀고, 심영성은 오른쪽으로 쇄도하던 신영록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골키퍼와 1대1이 된 신영록은 넘어지면서 오른발 슈팅, 미국 골넷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끌고 나갔다. 후반 4분 또 한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런데 기회는 불운과 함께 찾아왔다. 상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심영성이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렸지만, 공은 크로스바에 막히고 말았다. 후반 16분 이청용은 미국 골키퍼가 전진한 것을 보고 재치있는 칩슛을 시도했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빗겨갔다.

한편 폴란드는 전반 23분 제고르츠 크리코비악의 프리킥 결승골로 브라질을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국은 4일 오전 8시45분(한국시간) 브라질과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몬트리올=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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