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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

중앙일보

입력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가 유네스코(UNESCO) 선정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23일부터 7월 2일까지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열리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원회에서 제주 화산섬ㆍ용암동굴, 스페인 테이데 국립 공원, ‘프랑스 와인의 수도’ 보르도, 일본 혼슈 섬의 은광(銀鑛), 나미비아의 암석 조각, 그리스의 고대도시 코르푸, 동부 보스니아 비제그라드의 메흐메드 파사 소콜로비치 다리,캐나다 수도 오타와의 리도 운하, 스위스의 라보 포도 재배지와 함께 세계문화ㆍ자연유산으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http://whc.unesco.org)은 모두 848개. 184개국에 걸쳐있다. 그중 문화유산은 656개, 자연유산은 167개, 자연-문화유산은 25개다. 대표적인 문화유산으로는 베르사이유 궁전, 만리장성, 타지 마할, 바티칸 시티, 예루살렘, 아우슈비츠 수용소, 모스크바 크레믈린 붉은 광장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해인사 팔만대장경, 종묘, 경주 석굴암ㆍ불국사, 화성, 고창ㆍ화순ㆍ강화 고인돌, 경주에 이어 제주 화산섬ㆍ용암동굴이 일곱번째로 등재됐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카탈루나 음악궁전(Palau de la Musica Catalana, 1997년 등재)과 함께 음악 공연장으로는 10년만에 두번째로 세계문화유산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위원회 측은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위대한 예술적 기념비이자 아이콘”이라며 “20세기 후반의 건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과감하고도 예언자적인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1973년에 덴마크 출신의 건축가 외른 우슨(89)의 설계로 개관한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가장 최근에 지어진 건물이다. 건축가가 아직 생존해 있는 경우는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를 설계한 오스카 니메이어(Oscar Neimeyer)에 이어 두번째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건립은 1947년 시드니 심포니 수석 지휘자 겸 시드니 음악원장 유진 구센스(1892∼1962)가 심포니홀과 오페라극장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완공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우슨이 설계 공모에서 우승한 것이 1957년이니 설계에서 완공까지도 16년이나 걸렸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는 예산 변경과 잦은 설계 변경으로 우슨이 설계 도중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름이 ‘오페라하우스’라고 해서 오페라 극장만 있는게 아니다. 2679석짜리 콘서트홀, 1547석짜리 오페라극장, 554석짜리 드라마 시어터, 398석짜리 플레이 하우스 등을 갖춘 아트센터다. 오렌지를 잘라 놓은 듯한 모양에다 돛배를 연상케 하는 지붕으로 시드니와 호주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20세기 10대 건축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건축사에서는 관료주의가 개입해 건물을 망쳐놓은 최대의 실패작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로고에 등장했으며, 2003년에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 지정 문화유산에 등록됐다. 하버브리지, 바다의 유람선과 함께 시드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제공해주는 장소다.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자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하루 24시간, 크리스마스와 성 금요일 이틀만 쉴뿐 연중 무휴로 개방된다. 연간 방문객만 200만명이 넘는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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