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스트레스 대처유형 6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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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체력과학노화연구소의 ‘장수 비결 보고서’에 따르면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아야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백세까지 장수한 사람들은 스트레스를 이겨낸 사람들이라고 한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도 얼마나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느냐가 장수의 비결이라고 보도했다. 종합해 보면, 장수하는 사람들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 스트레스 극복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스트레스에 어떻게 대처할까? 온라인 취업 포탈 '사람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은 ‘잠을 잔다’가 39%로 가장 높았고, ‘술을 마신다’가 37%, ‘그냥 참는다’가 30%, ‘담배를 피운다’가 28%, ‘수다를 떤다’가 25%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은 28일 우리나라 직장인의 스트레스 대처 유형을 다음과 같은 6가지로 분류했다.

정면 돌파형: ‘스트레스! 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보자’ = 스트레스의 원인을 파악하고, 스트레스 상황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 예를 들어, 많은 업무량으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면 일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중요도와 난이도를 기준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간 배분을 정확히 하여 일을 하나씩 해결하는 타입이다. 또 직장내 인간관계로 인한 갈등이 일어나도 갈등 대상자와 직접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모색하거나, 자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바꾸기도 한다.

정면 돌파형은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고, 직접적으로 해결하려 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없애는 데 가장 적극적 유형이다. 하지만,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개인적으로 완전히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회사의 인사제도,상사의 리더십으로 인한 갈등,동료의 업무스타일 등은 개인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타협형; ‘이것 해주면, 나머지는 내가 할게’ = 타협형은 스트레스의 근원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정면 돌파형과 유사하지만,일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타협안을 찾는다는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업무량 과다로 스트레스를받을 경우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 나는 이정도만 해도 충분히 잘했어’라며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낮춘다던지, ‘이 모든 일을 제가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제가 이 정도만 할테니,대신 당신은 이걸 해주세요’라며 자신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시킨다. 즉,자신에게 주어진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을 남에게 인식시켜 적절한 타협안을 찾고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다.

이 방법은 적절하게 타협안을 찾아 가능한 범위만 소화하면서 무리없이 모든 일을 하는 듯 보일 수 있어 처세술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목표를 낮추거나 업무량을 줄이는 행동이 지속되면서 현실에만 안주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도망자형; ‘이 일은 못하겠다’ = 스트레스가 오면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무시하거나 회피하여 그 상황을 벗어나려 한다. 이러한 유형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해방될 수만 있다면 사회 생활에의 적응을 포기하기까지 한다. 스트레스를 회피하는 부하직원이 있다면 리더는 더 이상 일을 믿고 맡길 수가 없다. 또 언제 무책임한 반응을 보일 지 모르기 때문에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듯 불안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도망자형 구성원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전문가 상담 등 보다 적극적인 조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레저형; ‘마시고 잊자! 자고 나서 생각하지 뭐’ =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는 상황을 벗어나서 자신이 정서적으로 편한 상황에 들어가 스트레스를 망각하는 유형이다. 즉,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상황을 마련해 해소함으로써 자신의 기분을 즐겁게 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잔뜩 받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주말에 여행을 가거나,친구를 만나거나, 술을 마시거나, 운동을 하거나, 잠을 자는 모든 것이 레저형의 대표적 행동이다.

스트레스로 인한 자신의 감정을 긍정적 방법으로 적극 대처하는 것은 바람직한 스트레스해소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레저형은 스트레스로 인한 부정적 감정을 자신이 좋아하는 활동을 하면서 잠시나마 망각하는 기제를 활용하기 때문에,또 다른 형태의 회피에 불과할 수 있다. 주말에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월요병’에 시달리는 이유나, 밖에서는 즐거워도 회사만 오면 우울해지는 ‘회사 우울증’을 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투덜이형; ‘정말 나빠, 너무 힘들어’ = 투덜이형은 스트레스로 인해 자신이 받은 부정적 감정을 직장과 동료 등 외적으로 표출하는 유형이다. 투덜대는 내용도 ‘우리 회사는 다닐만한 곳이 못돼’,‘ 마음에 안들어’라는 식으로 감정적인 표출이 많이 일어난다. 이러한 유형은 자신의 감정을 지속적으로 표출한다는 점에서 자신의 정신 건강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부정적 감정의 지속적 표출은 동료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조직 전반적인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는 점에서 스트레스 전파 바이러스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가슴앓이형; ‘모두가 내 짐인 것을…’ =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을 혼자서 모두 삭히는 유형이다. 겉으로는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지 않지만, 사실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는 사람들이다. 가부장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 아버지들이나 리더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리더는 부하 직원들에게 스트레스 받고 있다는 것을 표출해서는 안되고, 오히려 스트레스 내성이 강한 듯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교육받았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모든 것을 감추고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하는‘척’ 한다. 가슴앓이형은 모든 스트레스를 내적으로 누르고 있어, 소위‘홧병’이나 신체적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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