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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사캠페인 『자,이제는…』을 끝내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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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시민의식」 일깨운 개혁운동/호응 밀물… 6백51개 기관·단체 참가/불친절한 행정민원처리 자성의 바람 촉발/나무젓가락 안쓰기 등 절약운동도 불댕겨
무질서·무책임·무관심을 추방하고 우리사회에 새로운 규범과 질서를 시민의 손으로 다시 세우자는 중앙일보 『자,이제는…』 캠페인은 6월1일 연재가 시작되면서 각계의 뜨거운 호응속에 사회전반의 의식개혁 운동으로 번졌다.
지금까지 캠페인에 동참의사를 밝혀온 기관·단체는 1백여개 행정기관을 포함,모두 6백51개에 달하고 기사가 연재되는 동안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캠페인을 펴고 있다』는 격려전화와 함께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고칠 수 있는데도 고쳐지지 않는 생활주변의 무질서를 고발하는 투고도 연일 쇄도했다.
중앙일보는 이같은 동참열기가 지속적인 운동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9월중 「기사 자료집」을 제작,각 단체와 독자들에게 20만부 배포했으며 각 기관·단체에서도 독자적으로 자료집을 만들어 보급하는 등 범시민운동의 열기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행정기관=『자,이제는…』 캠페인에 대한 호응의 불길은 제주시에서 점화돼 중앙부처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까지 변져나갔다.
제주시청은 지난 8월4일 김태환시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시리즈 보도내용중 「줄좀 서자」「만나면 인사하기」 등 18개 실천항목을 선정,도민문화운동을 발전시키기로 결의했다.
제주시청은 또 공무원들이 먼저 솔선수범한다는 취지에서 「응접세트에서 집무 안보기」「근무중 자리지키기」 등을 시작했다.
이어 경찰청이 보도를 통해 지적된 대민불친절에 대한 시정을 전국 15만경찰에 지시함에 따라 「민원인에게 반말 안하기」「전화 친절하게 받기」 등 각종 친절봉사운동이 일선경찰서에서 일어났다.
제주시와 경찰의 실천운동 결의 보도이후 서울시내 각 구청을 본사에 잇따라 동참의사를 알려왔고 이는 곧바로 서울시 전체로 번졌다.
서울시는 8월이후 지금까지 4개월여동안 시리즈 기사내용을 산하 22개 구청과 5백16개 동사무소 민원실에 게시하고 매월 반상회보에 게재해 왔다.
지난 8월7일 총리실의 동참결의를 계기로 이 캠페인은 정부 17개 부처의 새생활 실천운동으로 파급됐다.
이에 따라 순천·이리·경주시 등 중소도시와 도로교통안전협회·도로공사·일선 군부대에까지 전국에서 참여의 불길이 타올랐으며 서울지하철공사는 역마다 중앙일보기사를 대형패널 복사본으로 게시,시민홍보자료로 활용중이다.
실천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이색 아이디어도 속출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이웃간 인사하기운동의 일환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적힌 스마일 배지를 제작,배포했고 서울 동작동사무소는 직원 한사람에 한개씩 놓여있는 소형 쓰레기통을 없애는 대신 대형 분리쓰레기함을 설치해 절약·환경운동에 주민동참을 유도했다.
◇사회단체·기업=대한요식업중앙회는 8월5일 동참의사를 밝혀온뒤 전국 23만 회원업소와 고객들을 상대로 음식물 줄이기·쇠젓가락 사용하기 등 건전한 식생활문화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매월 발행하는 회원지에 기사내용을 게재해 왔다.
특히 이 캠페인을 계기로 수입 급증 품목으로 각종 환경문제를 일으키던 나무 젓가락의 사용이 크게 자제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도 8월 중순부터 기사내용중 일부를 실천항목으로 잡아 각 시·도 조직을 통해 무질서·무책임·무관심 추방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밖에 한국걸스카우트연맹·사회복지법인 은초롱·민주산악회·민족문화통일회 등 민간단체와 서울대공대·포항공대·대신고 등 학교들도 캠페인에 동참하고 나섰으며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포항제철·진도패션·대한무역진흥공사·안국화재·교학사 등 1백여개 기업들이 본사가 발간한 기사자료집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며 의식개혁 운동을 한창 진행중이다.
◇가정·업소=30개동 2천여가구가 모여사는 서울 개포4동 시영아파트 주민들은 6월말부터 「이웃끼리 먼저 인사하기」운동을 벌여 지금은 서로 만나면 자연스럽게 인사할 정도로 공동체의식이 커졌다.
서울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12동 주민들도 시리즈기사내용을 중심으로 4개월동안 아파트생활 개선운동을 실천해오고 있다.
서울 대치동 K음식점은 「껌공해 막을 수 없나」(6월2일)에서 제기된 껌공해와 치아건강을 위해 식후에 껌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요구르트를 주고 있다.
서울 강남경찰서 구내식당에서는 최근 「음식물을 많이 남기면 벌금 1천원 물리기」운동을 벌여 쓰레기도 줄이고 쓸데없는 경비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그러나 이같은 집중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아직 개선해야할 구습·구태가 너무도 많다.
『자,이제는…』 기획보도는 끝나지만 사실은 이제부터 각계각층의 새생활실천운동이 본궤도에 올려져야 할 시점이다.<이규연기자>
□『자,이제는…』 연재목록
순번 내용 게재일
(1) 줄좀 제대로 서자 6.1
(2) 껌공해 막을 수 없나 6.2
(3) 「지옥철」 질서실종 6.3
(4) 교통신호좀 지킵시다 6.5
(5) 광고물홍수 막을 수 없나 6.7
(6) 경기장이 쓰레기장인가 6.8
(7) 차도가 건널목인가 6.11
(8) 쓰레기가 하늘에서 떨어져요 6.16
(9) 지하철역 너무 지저분 6.19
(10) 세계관광지에 한글낙서 6.20
(11) 선량들,「낯내기」 추방해야 6.25
(12) 「절전」 빈말,아파트 방마다 에어컨 6.26
(13) 환경의 날­생활수기 최우수상 6.30
(14) 겉만 번지레한 과대포장 7.2
(15) 통만 분리,쓰레기 뒤범벅 7.4
(16) 톨게이트에 버려진 영수증 7.6
(17) 작은 절약… 쇠젓가락 사용 7.8
(18) 「무조건 인사하기」 캠페인 7.10
(19) 버리는 음식 너무 많다 7.12
(20) 경관들의 반말­불친절 7.15
(21) 목욕문화 이래서야 7.18
(22) 응접세트서 근무하는 고관들 7.23
(23) 무책임한 피서철 「예약펑크」 8.8
(24) 질서교육은 어릴때부터 8.11
(25) 얌체운전 단속에 경관들 생고생 8.12
(26) 고객몰려도 한쪽에선 잡담만 8.19
(27) 언제까지 「코리안타임」인가 8.22
(28) 과소비 쓰레기­멀쩡한 물건 그냥버려 8.26
(29) 공중전화기 왜 부수나 8.31
(30) 일본택시기사의 친절봉사 9.5
(31) 구급차에 길 비켜주자 9.8
(32) 「나만 편하면…」풍조 안된다 9.18
(33) 전화예절 좀 지킵시다 9.30
(34) 장애인에게 「반짝관심」은 그만 10.3
(35) 돈을 깨끗이 씁시다 10.7
(36) 이삿짐센터… 웃돈악습 뿌리뽑자 10.20
(37) 한은직원의 외식않기 10.23
(38) 「빨리 빨리」 조급병 고치자 10.31
(39) 설악산 관리원의 호소 11.11
(40) 「막판혼탁」 심상찮다 12.13
(41) 지방색정치 더이상 안된다 12.21
◎남겨서 버리는 음식없게 계속 계몽활동/낭비적 식생활관행 추방 앞장/임채수 요식업중앙회 사무총장
『낭비적 식생활문화의 개선이 새 시민문화운동의 출발일 것입니다.』
중앙일보의 『자,이제는…』 의식개혁캠페인에 다른 어느 단체보다 적극 호응해 전근대적 식생활관행 추방에 앞장선 대한요식업중앙회 임채수 사무총장(58)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요식업중앙회의 「좋은 식단」 보급운동을 비롯한 식생활문화개선노력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1회용 나무젓가락 추방」,「음식물쓰레기 줄이기」 등을 호소한 본보 7월8,12일자 보도가 나가면서부터.
「좋은 식단」은 식당이 적당량의 음식을 깨끗이 손님에게 제공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1회용품 사용안하기 캠페인도 중앙회가 벌이고 있는 운동의 하나.
이 운동의 결과 전국의 많은 업소들이 나무젓가락을 쇠젓가락으로 대체하고 종이컵·알루미늄용기의 사용을 자제하는 추세가 확산돼가고 있다.
이밖에 중앙회는 「껌 공해」를 막기위해 식후에 제공하던 껌을 사탕 등으로 대체하는 활동도 함께 벌이는 중이다.
중앙회는 앞으로 이들 운동의 효과적 추진을 위해 자율지도요원 중심의 자체감사 활동과 회원업소들을 상대로 한 계몽교육을 강화해 나갈 계획.
임 총장은 『아직 일부에서는 「내돈 내고 먹고 남은 것 버리는데 무슨 잘못이냐」는 식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면서 『식생활개선운동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관주도의 단속이나 일시적 캠페인보다는 각자의 의식개혁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유철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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