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친형·처남 소유 회사 ㈜다스 '뉴타운' 맞은편에 주상복합 신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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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명박 경선 후보의 처남과 형이 소유한 회사의 계열사인 홍은프레닝이 서울 강동구 성내동 땅 6개 필지 2387㎡를 주변 지역이 뉴타운 지구로 지정되기 직전인 2003년 3~9월 매입해 현재 주상복합건물 '브라운스톤 천호'를 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 7층, 지상 15층 규모의 브라운스톤 천호는 천호 사거리에 자리잡고 있으며, 지하철 5.8호선 환승역인 천호역과 지하로 연결돼 있다. 서울시는 이 후보가 시장이던 2003년 11월 18일 이 건물의 맞은편인 천호동 지역을 2차 뉴타운 지구로 지정했다.

26일 박근혜 후보 측은 홍은프레닝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이 회사가 브라운스톤 천호 사업에서 지난해 말 현재 246억원의 분양 이익을 챙긴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브라운스톤 천호의 시공사인 이수건설이 홍은프레닝 측에 땅값 154억원과 확정이익금으로 150억원을 보장한다는 약속어음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박 후보 측은 이날 재무제표 등 관련 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업계에서는 현재 70% 정도 분양된 브라운스톤 천호의 사업 규모를 약 8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본지가 법원 등기부를 확인한 결과 이 후보의 형 이상은(74)씨와 처남 김재정(58)씨가 대주주인 ㈜다스는 전자.기계류 무역 업체였던 대원프레닝(자본금 5000만원)을 2003년 3월 인수해 같은 해 5월 3일 홍은프레닝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회사의 사업 목적도 부동산 매매 및 분양, 상가 및 주택 신축 판매업 등으로 바꿨다. 당시 홍은프레닝 대표이사는 이 후보의 대학(고려대 경영학과) 동기동창인 안순용(65)씨가, 감사는 이 후보의 측근인 김백준(67)씨가 맡았다. 안씨는 이 후보가 재미동포 사업가 김경준씨와 함께 세웠던 LKe뱅크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김씨는 현재 이 후보 캠프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다스의 권승호 전무가 2004년 12월 7일부터 현재까지 홍은프레닝 대표이사직을 겸하고 있다.

2003년 3억7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홍은프레닝은 같은 해 3월 19일 성내동 64의13 1601㎡를 매입해 5월 13일 등기를 한 데 이어 9월 30일까지 77의46 ~50 일대 5개 필지 786㎡를 추가로 매입했다. 그리고 서울시는 두 달여 뒤인 11월 18일 윤락지역을 정비한다는 취지로 강동구 천호동 일대를 뉴타운 지구로 지정했다. 김병일 당시 서울시 지역균형발전추진단장은 2003년 9월 29일 "서울 동남권 지역은 뉴타운 지구 대상에서 배제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단장은 이날 "당시 서울 동남권을 (뉴타운 지구 대상에서) 배제한다고 말했을 때 동남권은 강남. 서초. 송파 등을 뜻한 것으로 강동구는 배제 대상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 대변인인 이혜훈 의원은 "전형적인 권력형 개발 비리"라며 "이명박 후보는 최측근들이 이러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정하.민동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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