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폐암치료제 내성 문제 해결 청신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폐암의 표적치료제로 개발된 ‘이레사’. 암의 성장을 도와주는 신생 혈관을 자라지 못하게 해 암세포의 증식을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문제는 폐암 세포가 이레사에 내성이 생기면 속수무책이라는 것.
 
세브란스병원 김주항(사진)·조병철 교수팀(종양학과)은 최근 세계적 암연구학회지인 ‘임상종양학회지’에 주목할 만한 논문을 게재했다. 내용은 이레사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같은 계열의 약물을 사용해 좋은 치료 성적을 거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레사로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및 전이성 폐암 환자(남 10명, 여 12명)에게 같은 계열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억제제’인 ‘타세바’를 하루에 150㎎ 투여했다. 그 결과 30%의 환자에게서 병세가 호전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특히 이전에 이레사에 좋은 반응을 보였던 폐암 환자들이 타세바에도 치료 효과를 나타냈고, 이 같은 반응은 4개월 이상 진행됐다.
 
이번 연구는 암세포의 약제 간 교차 내성이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김 교수는 “치료 대안이 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무기가 하나 더 생겼다”며 “앞으로는 환자에 따른 유전자형 맞춤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피세포 성장인자=암세포가 증식을 위해 혈관을 만드는 데 필요한 체내 물질. 이레사와 타세바는 이물질이 기능하지 못하도록 방해해 암세포로 가는 영양 보급로를 차단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