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여수공장 증설 계획 아직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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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화학회사인 바스프의 틸만 크라우흐(45·사진) 아시아 태평양 지역총괄 사장은 전남 여수의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작은 페어분트(Verbund)’라고 표현했다. 페어분트는 수평·수직적 계열화를 통한 통합 생산체제를 뜻하는 독일말이다. 공장을 집결시켜 물류비와 원가를 줄이는 바스프 특유의 생산기법이다. 한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이나 부산물을 다른 공장의 원재료로 사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바스프 독일 본사와 벨기에 안트워프, 중국 난징 공장 등 바스프의 생산시설은 이런 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인다. 바스프 여수 공장 역시 인접한 다른 유화 회사들 덕분에 이런 효과를 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바스프가 이달 초 전남 여수공장에 6300만 달러(600억원)를 투자해 공장의 에너지 감축 설비를 건설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크라우흐 사장은 “이번 투자는 여수 공장의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결단”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지자체가 희망하는, 공장 유휴지를 활용한 설비 증설 투자에 대해서는 “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의 움직임을 보면서 신중하게 판단할 문제”라는 것이다.

 바스프 본사가 지난해 한국 법인이 올린 당기순이익 1699억원의 62%인 1053억원을 3월 말 배당금으로 받아간 것에 대해 “전략적 함의는 없다. 재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본사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말로 전북 군산 공장 노조와 합의해 라이신 공장을 닫았다”며 “과잉설비와 원재료 가격 인상 때문에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크라우흐 사장은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과 스위스 취리히 공대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박사 취득 후 1990년 바스프에 입사한 뒤 지난해 6년 아ㆍ태 지역 사장에 부임했다.  

여수=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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