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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야 참패충격… 진로 고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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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계파대결 일단 유보… 체제정비 미뤄 민주/현대출신 복귀속 「정 체제」 유지할듯 국민
민주·국민당은 대선패배를 딛고 체제정비를 서두르고 있으나 각기 내부세력간 동상이몽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21일 패배의 후유증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대부분의 당직자들이 출근하지 않은 썰렁한 분위기속에 선대위 상임위회의에 참석한 고위당직자들만이 향후 당의 진로에 대해 암중모색.
이날 선대위원회 회의는 선거체제를 끝내고 당을 정상가동시켰으나 김 후보의 퇴진에 따른 체제정비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회의참석자들은 『지금은 침체된 분위기를 벗어나 「당내단합」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는 입장때문에 한광옥사무총장만 사의를 표시하는 선에서 책임문제는 일단 덮어두는 인상.
민주당은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초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지도체제 개편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대선참패후 또다시 당이 당권다툼이나 하는 내분양상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판단아래 일단 22일로 연기.
지도체제개편 문제와 관련,이기택대표는 김대중 전 대표의 공석에 따른 공동대표제를 신민계의 「충원」에 의해 계속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신민계도 3개월 시한부의 공동대표직에 연연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이서서 큰 충돌은 없을 듯.
한편 김대중후보는 이날 오전까지 부인 이희호여사와 함께 시내 모호텔에서 칩거를 계속하며 전날 한광옥선대부장·조승형비서실장 등 당직자를 만나기도 했으나 이날 오전중 지방모처로 장소를 옮겨 휴식을 계속 취할 예정,
김 후보는 24일 김영삼당선자와 회동을 가질 것이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계획이 전혀 없다』고 부인한 것으로 박지원수석부대변인이 전언.
박 수석에 따르면 김 후보는 『김영삼당선자와는 30년 동지이기에 스스로 전화를 걸어 축하를 보냈을뿐 곧 만나자는 김 당선자의 제의에 나는 정치를 안할 사람』이라고 답변,회동의사가 당분한 없음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앞으로 국내정치에 개입하거나 당무에 영향을 줄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며 내 이름이 앞으로 1∼2년간 언론에 거론이 안되었으면 좋겠다』는 믓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당은 대부분 당직자들이 출근하지 않은 가운데 당사내의 대선홍보물을 대부분 철거해 썰렁한 분위기.
정주영대표가 3일째 서산농장에 칩거중이며,한영수최고위원외 다른 최고위원은 오전 11시 회의전까지 모습을 안나타냈고 서산을 다녀온 김효영사무총장·차명수비서실장만 당사에 출근.
김 총장은 당사무처요원들의 위로겸 격려성 인사를 받으면서 『정 대표의 2선후퇴는 있을 수 없다. 당의 분열도 있을 수 없다. 정 대표의 뜻에 따라 모두 새로운 각오로 일을 시작하라』고 지시하는 등 분주.
차수명비서실장도 당직자들의 방문을 받고 『결국 지역감정때문에 또 망했다』며 『우리만 대선운동을 일방적으로 규제당했는데 무슨 공명선거·중립내각이냐』며 대선을 「불공정하 게임」이었다고 성토.
이밖의 사무처요원들도 삼삼오오 모여 대선결과 평가와 향후 진로 점치기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표정들.
현대출신들은 『이제 끝났다. 앞으로의 일은 정 대표의 뜻을 받드는 것』이라는 충성파가 대부분이었으나 일부에서는 『곧 현대로 돌아갈 것 같다. 며칠 쉬었다가 새 일을 할 준비나 해야지』라는 복귀에의 기대도.
반면 비현대출신들은 앞으로의 당진로에 초미의 관심.
이들은 대부분 『대선패배의 핵심원인은 정 대표가 사조직인 현대만 믿고 공조직을 거의 지원하지 않았던 점』이라고 지적.
이들은 이어 『현대 여직원 양심선언이후 사조직이 움직일 수 없게 됐을때는 공조직을 지원해줄줄 알았는데도 무심하더라』며 『공조직 활용없이 이길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심어준 현대맨들중 일부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현대맨」 책임론까지 제기.
반면 새한국당 입당파로 유일하게 출근한 한영수최고위원은 『당의 결속을 위해 어느때보다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며 오히려 「정 대표 중심체제」를 강조해 눈길.<오병상·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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