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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 다시 밟은 그때 그 용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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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6.25전쟁 57주년인 25일 재향군인회 초청으로 방한한 해외 참전용사들이 국내 참전용사, 재향군인회 임원들과 함께 동작동 국립 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있다.[사진=김태성 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25일 6.25전쟁 57주년 참전용사 위로연에 참석, "끊임없이 상대를 경계하고 적대적 감정을 부추겨서는 신뢰를 쌓을 수 없고 화해와 협력의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며 "상대를 인정하고 포용하는 가운데 전쟁을 예방하는 현명한 안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노 대통령은 "전쟁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화해.협력을 통해 공존하는 길을 찾아나가야 하며, 그 요체는 신뢰와 포용"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나라를 지켜낼 수 있는 든든한 국방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한국의 국방비 규모는 세계 11번째이고, 그 어떤 상황도 감당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과 관련, 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우리 안보와 군 발전에 큰 힘이 돼 왔지만 언제까지 미국에 의존할 수 없으며 우리 안보는 우리 힘으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북핵문제에 대해 "이제 평화의 길로 확실히 들어서고 있다"며 "9.19 공동성명에 이은 2.13 합의는 북핵문제 해결을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와 동북아시아의 다자간 안보체제 구축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오전 장충체육관에선 6.25전쟁 제57주년 중앙 기념행사가 열렸다. 재향군인회가 주관한 이 행사엔 6.25 참전 용사인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도 참가했다. 필리핀군 중위로 1951년부터 1년여간 참전한 라모스 전 대통령은 철원전투 등에 참가했다. 그의 미국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동기생 600여 명 중 400여 명이 참전해 40여 명이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군 초청으로 방한 중인 미국.콜롬비아.그리스.네덜란드 등 4개국 188명의 참전용사와 가족, 미국에 거주하는 6.25 참전 교포 34명도 참석했다.

박세직 향군회장은 대회사에서 "6.25전쟁을 야기한 근본 원인은 우리가 적을 너무나 몰랐던 탓"이라며 "핵과 미사일을 개발하고 벼랑 끝 전술로 걸핏하면 이 땅이 불바다가 될 것이라고 협박하는 저들의 의도를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오늘날 적지 않은 젊은이와 국민이 6.25전쟁은 남한에 의한 북침으로 우리를 도와준 미국을 주적으로 보고 있다"며 "정부와 교육당국은 젊은이들을 병들게 하는 교육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철희 기자<chlee@joongang.co.kr>

사진=김태성 기자 <t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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