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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구미 맞춘 제품 “불티”/올해 히트한 10대상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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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래방 열기타고 12만대 판매 삼성 LDP/시판 6개월만에 선두급부상 현대 갤로퍼/「공기방울」 내세우며 1위 도약 대우 세탁기/“탈취·살균” 주부들에 어필 금성 냉장고/발매 한달만에 백만 계좌 차세대통장
흔히 아이디어가 히트상품을 낳는다고 하지만 소비자들의 취향과 동떨어진 아이디어는 아이디어 그 자체로 끝난다. 올해 시장을 주름잡은 히트상품들도 기발한 아이디어에 앞서 소비자들의 취향과 바라는 바를 정확히 읽어낸,소비자의 관점에서 만들어낸 제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이들 제품들은 내수시장이 어느해보다 위축된 가운데서 기업을 살려내고 도약시키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제일기획 등 광고대행사와 각 업계에서 추천한 상품중 단순한 매출신장보다 새로운 영역개척 여부에 좀더 비중을 두어 10개의 제품을 골라본다.<편집자주>
☆LDP(삼성전자)
☆갤로퍼(현대정공)
☆공기방울세탁기(대우전자)
☆그린시스템냉장고(금성사)
☆비트(제일제당)
☆청결미(농협)
☆마이구미(동양제과)
☆동원직배점(동원수산)
☆카운트다운(삼성물산)
☆차세대주택통장(주택은)
올해초부터 갑자기 몰아닥친 노래방 열풍을 미리 예상이나 한 것처럼 삼성전자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엄청난 시설투자·기술개발의 준비과정을 거쳐 올해초 본격적으로 내놓은 LDP(레이저디스크플레이어)는 올 전자업계 최대의 히트작.
다른 경쟁업체가 뒤쫓을 엄두도 못내는 사이 삼성전자의 LDP는 무려 12만대나 팔렸고 이제는 가정용 수요까지 겹쳐 그야말로 없어서 못팔 정도가 됐다.
현대정공이 타메이커는 거들떠 보지 않던 지프시장에 뛰어들어 새로 내놓은 갤로퍼도 소비자들의 안전지향주의와 레저붐,그리고 선발업체 제품의 단점보완 등으로 판매가 급증했다.
출시 6개월만인 지난 3월에 이미 선발업체를 추월한데 이어 지난 11월말 2만7천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3만대를 향해 액셀러레이터를 힘차게 밟고 있다.
공기방울이 터지는 힘으로 때를 뺀다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바탕이 된 대우전자의 공기방울세탁기는 정체돼 있던 세탁기시장의 판도까지 터뜨려버리며 일약 1위제품으로 도약.
삼성이 삶는 세탁기,금성이 리듬세탁기를 각각 내놓게 만들며 현재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아무튼 유난히 힘들었던 대우 가전부문에서 구세주와 다름없는 역할을 했다.
금성사가 냉장고의 다른 어떤 기능보다도 탈취·살균에 초첨을 맞춰 주력상품으로 내놓은 「그린시스템 냉장고」도 악취에 시달려온 주부들의 호응을 얻으며 올해 단일브랜드로는 가장 많은 52만대를 팔기도 했다.
지난해말 제일제당이 처음 내놓은 고농축세제 비트는 마침 일기 시작한 세제 수질오염문제와 맞물리면서 철벽같던 기존세제시장을 단 1년만에 완전히 무너뜨렸다.
비트는 럭키의 한스푼과 양사간의 감정싸움까지 가는 치열한 판매경쟁을 벌이면서도 제일제당이 생활용품시장에 파고들게한 교두보역할을 했다. 쌀의 상품화를 시도하며 농협이 지난해부터 내놓은 「청결미」는 5㎏,8㎏,10㎏의 소량포장에다 쌀을 씻지 않고 곧바로 밥을 지을 수 있도록 만든 탓에 올해초까지만 해도 주부들이 농협앞에 장사진을 쳤을 정도.
올해 2백25만섬의 청결미가 팔려 농협관장 쌀의 35%를 차지했고 핵가족화되는 세태에서 쌀소비를 늘리고 다가오는 우루과이라운드에도 어느 정도 대응할 기반을 만들었다는 평가.
동양제과의 젤리과자인 마이구미는 동물의 가죽이나 힘줄을 구성하는 천연단백질을 가열해 얻어지는 젤라틴에 과즙을 첨가해 만든 제품으로 씹기에 너무 질기다는 이유로 사내에서도 반대가 있었으나 바로 이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올해 1백45억원의 매출로 캔디류시장에서 1위를 차지.
동원수산이 사업다각화로 시작한 동원 직배점은 사업규모는 작지만 전화 한통화로 생선회를 집에서 주문해 먹는 새로운 식생활을 개척하며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4월 1호점(서초점) 개점이래 벌써 체인점이 22개로 늘어났고 참치캔시장의 급작스런 침체로 경영난을 겪던 동원수산에 활력소가 됐다.
화려함과 개성,그리고 실속을 추구하는 신세대에 맞춰 삼성물산이 지난해초 내놓았던 청소년의류브랜드 「카우트다운」을 올해 부도업체 속출 등 의류업계 최대의 불황속에서도 70%나 성장,지난해에 이어 히트상품의 자리를 유지. 올해 단일브랜드로 전체 의류업계에서 최고인 6백억원의 매출을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자식들에게는 주택난을 없게하자는 캐치프레이즈아래 주택은행이 지난 6월 내놓은 금융상품인 차세대주택종합통장은 우리나라의 주택난을 그대로 반영하듯 올해안에 2백만계좌를 돌파할 전망.
지금은 열기가 다소 식은 편이지만 발매초기에는 한달만에 1백만계좌를 돌파하는 세계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워 현재 기세스북에 후보로 올라있기도 하다.<이효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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