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민주당 움직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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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시계」 악재로 관망… 주공방향 민주로 민자/“민자는 왜 수사 않나” 국민당 편들기 민주
○…민자당은 현대수사는 어디까지나 중립내각의 금권단속이므로 정당차원에서 끼어들 일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국민당 편을 들고있는데 대해 『얄팍한 술수』(김영구사무총장)라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나 연일 머리를 들고나오는 「YS시계」에 대해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남유세를 위해 대전에 내려가 있는 김영삼후보는 7일 오전 현대­국민당연대에 대해 기자회견을 가지려다 그럴 경우 정부와 민자당이 「교감」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까봐 이를 취소했다.
김 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현대 비자금이 국민당에 흘러간 증거가 드러나 관계당국이 엄정하게 수사하고 있는데 우리당에서 왈가왈부할 필요가 있겠느냐』며 한걸음 뒤에 서서 지켜보겠다는 입장.
현단계에서 민자당은 일단 공격방향을 민주당쪽으로 틀었다. 『정부가 민자당은 봐주고 현대만 수사하고 있다』는 김대중후보의 주장에 대해 김 총장은 『민자당과 국민당을 싸움붙여서 어부지리를 챙기려는 이중 플레이』라고 얼굴을 붉혔다.
민자당관계자들은 『불법이라는 선관위 해석도 불구하고 전국연합이 김대중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우리더러 「관권동원」 운운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민자당이 약점으로 여기는 대목은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YS시계」. 민자당은 현대의 대국민당 금권지원은 『국기를 흔들만한 큰 사건』(최병렬기획위원장)인데 「YS시계」라는 불법사례가 퍼져 양비론의 화살을 맞지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의 현대수사에 대해 『김영삼민자당후보의 시계살포는 방치하면서 현대만 수사하는 것은 국민당의 표를 민자당에 몰아주려는 편파적 태도』(김대중후보)라는 이유로 국민당편을 들고 있디.
이같은 태도는 국민당과 현대의 불법활동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정주영후보가 일정선까지 약진해 김영삼후보의 표를 갉아먹어야 김대중후보의 당선에 유리하다는 계산때문임은 물론이다. 민주당이 국민당의 불법사항적발은 공표하지 않고 민자당것만 집중 적발,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선거본부관계자들은 김영삼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한 민자당시나리오의 첫단계가 「공권력의 국민당 조이기」이며 그 다음에 자신들을 목표로 삼을 것으로 전망해왔는데 6일 밤의 전국연합수사를 그런 징조로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민주당은 금권선거쟁점에서 민자·국민당을 싸잡아 비난하는 태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내심 정부와 현대의 충돌에서 국민당이 밀리면 다음단계에 자신들도 쉽게 당할 것으로 판단하고 검찰과 경찰수사의 불공정한 측면을 집중 부각하고 있다. 김대중후보는 『김영삼후보의 「03시계」가 연일 폭로되고 민주산악회가 엄청난 돈을 뿌리는데 제대로 수사를 않고 있으며,우리가 파악하기론 민자당이 지구당에 2억∼5억원씩 준 것만 봐도 전체 5백억원으로 이미 법정선거경비 이상을 썼다』면서 당국의 민자당에 대한 자세가 미온적인 점을 비난하고 있다.<박보균·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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